스포츠조선

[WK챔프전]'국대수문장'김정미VS전민경의 우정과 명승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11-09 08:31




"김정미가 실점할 뻔한 장면에서 훌륭한 선방을 해줬다.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같다. 2차전에서도 잘해줄 거라 믿는다."

2일 이천 대교 홈에서 펼쳐진 IBK기업은행 WK리그 챔피언 결정 1차전에서 인천 현대제철의 수문장 김정미(30)는 '폭풍 선방'을 선보였다. 양팀은 90분 공방끝에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 직후 최인철 인천 현대제철 감독은 김정미를 최고의 수훈 선수로 꼽았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같다"며 팀을 위한 헌신과 활약을 칭찬했다.

국대 골키퍼이자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인 김정미의 1차전 선방쇼는 눈부셨다. 안방에서 강공으로 나선 이천 대교 김상은, 권은솜, 이은미의 날선 슈팅을 잇달아 막아냈다. 전반 7개, 후반 3개 총 10개의 슈팅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김정미는 "감독님께서 주문을 외워주시는 것"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나이가 들수록 책임감이 더 커지고, 실수하는 부분에 대해 후배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에 어릴 때보다 더 집중하는 부분은 있다"고 했다. "오늘도 실점 장면에서 김혜리 선수가 잘 막아줬다. 수비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실수하더라도 서로 탓하지 않고, '괜찮아' 이야기해주니까 팀이 함께 좋아지는 것같다. 올해 우리팀이 단 1패뿐인 이유"리고 동료, 후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1차전에서 이천 대교 골키퍼이자 플레잉코치인 전민경 역시 전반 6개, 후반 4개, 총 10개의 슈팅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정미 대 전민경, 국가대표 골키퍼의 선방 배틀은 흥미진진했다.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사실 김정미와 전민경은 라이벌이라기보다 절친이다.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절친' 중에 '절친'이다. 싸움을 붙이려 해도 도통 통하지 않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에서도 서로의 파트너로서 동고동락했다. 리그 '원더매치'에서 마주칠 때마다 두 선수는 경기전 기념 인증샷을 남긴다. 챔피언결정 1차전 때도 함께 사진을 찍은 김정미과 전민경은 경기후 서로의 활약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정미는 "경기할 때마다 민경이와 함께 사진을 찍는다.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서로에게 파이팅을 불어넣는다"고 했다. 김정미는 전민경을 '감자'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애정을 듬뿍 담았다. "'감자'는 호탕하다. 같이 있으면 즐겁다.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함께 뛰다보면 나까지 밝은 사람이 된다. 힘들 때도 지칠 때도 웃음으로 함께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정말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그러나 챔피언 트로피는 단 하나뿐이다. 팀 승리를 위해 절친의 우정은 잠시 내려놔야 한다. 최 감독은 9일 오후 7시 홈구장인 남동경기장에서 펼쳐질 챔피언결정 2차전은 "90분 안에 끝낼 것"이라고 호언했다. 우승해야만 하는 이유를 말했다. "이천 대교가 3번, 최다우승을 했지만, 3년 연속 여자축구 통합챔피언의 새 역사는 반드시 우리가 쓸 것이다. 여자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기 위해 인천 현대제철이 꼭 우승해야 한다."

김정미 역시 2차전 필승의 각오를 드러냈다 "선수단 모두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인천 현대제철은 W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한번도 빼놓지 않고 올라갔다. 최근 2년동안 우승의 기쁨을 누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기쁨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말로 3연패의 열망을 드러냈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