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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1강', '디페딩 챔피언'이라는 부담스러운 수식어 속에 맞이한 올 시즌이었다.
돌아보면 어려운 시즌이었다. 최 감독은 에두가 중국 2부리그 허베이 종지행을 택했을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전북에서 은퇴하겠다는 말을 한 3일 후 엄청난 오퍼가 왔다. 권경원도 그랬고, 에두도 그랬고 보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팀이 흔들릴 수 있었고, 우르코 베라나 루이스, 이근호가 시즌 중에 오다보니 경기력도 올려야 했다. 그 당시가 위기였다. 이근호를 꾸준히 내보내서 위화감이 생길 수도 있었다. 경기도 나가는 파트너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뒤에서 헌신을 해줬기에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최 감독이 어려웠던 것은 공격축구의 이상과 우승의 현실 사이에서 고민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전북이라는 팀이 항상 시즌 초에는 우승 후보로 불리고, 올해는 절대 1강 이라는 호칭 때문에 매 경기 선수들이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내 기억으로 올 시즌 상대를 압도했던 경기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에서 어려웠다"며 "2009년, 2011년은 공격적인 축구로 우승을 했다. 작년에는 팀에 복귀해서 수비조직에 신경을 써서 우승을 했다. 올해는 2연패를 이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기기에 급급했고, 1위를 지키기 위해서 경기마다 우리 경기를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0년을 성공적으로 보낸 최 감독은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K리그 3연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전북의 컬러를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를 주문했다. 최 감독은 "단장님에게 '우리도 연봉이 다른 팀의 5~10배 차이 나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월등한 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위 환경이나 다른 팀에 신경 쓰지 않고 탈피해야 한다. 연봉이 다른 팀의 몇배가 되면 그 만큼의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팬들 앞에 강력함을 어필하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같이 소극적인 투자로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앞으로 K리그는 우리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올시즌 우승 기쁘지만 전북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팀이 되도록 준비하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내려면 큰 선수가 필요하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흐름을 바꾸고, 어려운 경기를 해결해줄 수 있는 2~3명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공격적인 컬러를 낼 수 있는 선수들 위주로 영입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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