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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도움받은 수원, 스스로 우승 경쟁력 걷어찼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0-18 15:51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답인 것 같다."

18일 제주전을 앞두고 서정원 수원 감독은 '기본'을 강조했다. 경기가 열리기 전 서 감독은 "스플릿 무대는 경기에 적극성이 더 가미된다. 각 팀마다 간절함도 더할 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살얼음판일 것이다. 때문에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답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그 동안 해왔던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자칫 들뜰 수 있는 선수들에게는 냉정함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서 감독은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까지 조직력과 밸런스 축구를 해온 선수들로 주전 멤버를 짰다. 원톱에는 일리얀을 뒀고, 오른쪽 측면 공격수에 고차원을 중용했다. 서 감독은 "조직적인 면을 우선시했다. 고차원도 전체적인 밸런스를 고려해 투입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기회는 찾아왔다. 17일 클래식 스플릿 그룹A의 문을 연 포항이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전북을 1대0으로 제압했다. 2위 수원(승점 60)이 제주에 승리할 경우 승점 5점으로 줄이면서 남은 4경기에서 충분히 우승 경쟁을 노려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서 감독은 "분명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면이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쫓아가자는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제주만 보고 있다. 이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또 "추격자의 입장보다는 추격을 당하는 상황을 선수들에게 각인 시켜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1위를 쫓아갈 수 있는 확률은 있지만, 스플릿은 매 경기가 비슷한 양상으로 흐를 것이다. 전북-포항전도 의욕이 더 많이 보였다. 5개의 경고가 나왔고, 치열한 중원싸움이 펼쳐졌다. 쉬운 경기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원은 제주에 자신감이 넘친다. 전북을 제외하고 그룹A에 오른 팀들에 강했다. 특히 제주에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3전 전승이었다. 서 감독은 "올해는 전북만 못 이겼다. 지난 시즌 우리는 스플릿 무대에서 3승1무1패로 성적이 좋았다. 선수들이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과거 얘기다. 최대한 제주전과 성남전부터 차근차근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조성환 제주 감독은 '수원 징크스' 탈출에 초점을 맞췄다. 조 감독은 "2013년 7월 이후 수원을 이겨보지 못했다.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조 감독은 "17일 수원을 올라오는데 비행기가 연착돼 5시간 30분 만에 수원에 도착했다. 밥도 먹지 못했다"며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세트피스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때문에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뚜껑이 열렸다. 수원은 서 감독의 주문대로 밸런스 축구를 펼쳤다. 그러나 득점은 조 감독의 예측대로 이뤄졌다. 전반 40분 제주에게 일격을 당했다. 윤빛가람의 코너킥을 오반석이 쇄도하며 강력한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후반 서정진과 카이오를 교체투입한 뒤 파상공세를 펼쳤다. 위협적인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후반 7분 카이오가 단독 돌파 이후 터닝 슛을 날렸다. 후반 14분과 후반 20분에는 염기훈이 연속 왼발 슛으로 골문을 노렸다. 후반 23분에는 산토스의 터닝 슛도 나왔다. 그러나 번번이 김호준 제주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다. 후반 36분 산토스의 결정적인 헤딩 슛도 김호준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수원은 한 골을 만회하는데 실패했다. 0대1로 패했다. 골 결정력 부재에 발목이 잡혔다. 포항이 안겨준 선물을 스스로 걷어차버린 셈이었다. 이번 시즌 수원은 전북이 패했을 때 승점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수차례 놓쳤다. 6월 6일 전북이 서울에 패했을 때 수원도 광주에 졌다. 9월 9일 전북이 울산에 패했을 때 수원도 부산과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스플릿 그룹A는 4경기가 남았다. 수원과 전북의 승점차는 여전히 8점차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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