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신태용호의 공격축구, 유럽파, 그리고 황희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10-12 07:26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한 경기력이었다.

신태용식 공격축구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9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가진 호주와의 1차 평가전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꺼내든 신태용호는 순간적으로 7명이 공격에 가담하는 가공할 공격축구를 펼쳤다.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다 측면에서는 과감한 1대1로 상대를 밀어붙였다. 결정력만 좋았다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는 경기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신태용호의 전략은 '공격축구'다. 신태용호는 내년 1월 12일부터 30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리는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나선다. 여기서 3위 안에 들어야 리우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8강부터 토너먼트를 치른다. 한번만 실수하면 탈락이다. 밀집수비로 나올 것으로 예상대는 상대를 잘 공략하지 못할 경우,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신 감독이 공격축구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러나 신태용식 공격축구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AFC U-23 챔피언십 1차 예선, 프랑스-튀니지와의 친선경기에서는 이같은 신 감독의 색깔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발을 맞출 충분한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호주와의 평가전을 앞둔 신 감독은 자신만만해 했다. 그는 "볼을 받을 때 첫 터치부터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풀백도 적극적으로 윙 플레이에 나서고 중앙 수비수도 때에 따라 전진해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유럽파가 가세한 신태용호는 확 달라졌다. 신 감독은 당초 공언한대로 황희찬(19·리퍼링) 류승우(22·레버쿠젠) 박인혁(20·프랑크푸르트) 최경록(20·상파울리) 지언학(21·알코르콘) 등 5명의 유럽파를 모두 내세웠다. 유럽파들은 곧바로 진가를 드러냈다. '에이스' 류승우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고,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지언학은 골까지 넣었다. 박인혁도 최전방에서 뛰어난 연계력을 보였고, 최경록은 날카로운 왼발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유럽파의 맹활약 속에 신태용식 공격축구도 신바람을 냈다. 신 감독 역시 "이들이 왜 유럽에 나갔는지 알게 됐다. 여유가 있었고 볼을 소유하는 센스도 돋보였다. 조금만 더 다듬는다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황희찬이었다. 막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이었다. 박인혁과 투톱으로 나선 황희찬은 폭발적인 드리블링으로 호주 수비를 흔들었다. 과감한 움직임에 섬세함까지 갖췄다. 패싱력과 슈팅력을 두루 겸비했다. 황희찬은 지언학의 첫 골을 도운데 이어 수차례 골기회를 만들었다. 유럽 선수들과 부딪히며 몸을 키운 황희찬은 자신보다 덩치가 큰 호주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압박도 돋보였다. 그는 지난해 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적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포항 제철고를 졸업한 포항 유스 출신인 황희찬은 K리그를 등지고 유럽으로 향했다는 논란을 낳았다. 그는 이번 활약으로 비난을 찬사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신 감독은 "오늘과 같은 경기력에 조금 더 보완한다면 상당히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 어느 팀이든 황희찬을 막기 상당히 곤란할 듯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황희찬은 "이번 경기 점수는 80점 정도 밖에 안된다. 마무리에서 아쉬웠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올림픽대표팀의 공격이 약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태용호는 12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호주와 두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나머지 선수들은 가용할 생각이다. 1차전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 위주로 구상 중이나, 경기 전날 어떻게 바뀔진 모르겠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2차전 역시 공격축구가 핵심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