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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한폭탄이 터졌다. '마무리 부족'과 '수비 불안'. 이 두가지가 전북의 아시아 정복 꿈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누구도 수비 불안을 신경쓰지는 않았다. 꾸역꾸역 쌓이는 승점에만 주목했다. '마무리 부족'과 '수비 불안'이라는 시한폭탄은 그늘진 구석에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경고는 있었다. 4월 8일 베트남에서 열린 빈즈엉과의 ACL 조별리그 4차전이었다. 이전 3경기까지 2승 1무를 달렸다. 빈즈엉전에서 승리만 하면 조기에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전북은 경기 내내 빈즈엉을 몰아쳤다. 무수한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없었다.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 추가 시간 빈즈엉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1대1 무승부였다. 조기 16강 확정에 실패했다. 4월 25일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 원정에서는 2대3으로 졌다. 수비가 무너졌다. 그래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산둥 루넝(중국)에게 승리하며 16강에 올랐다. 경고도 묻히고 말았다.
8월 이후 열린 K리그 7경기, ACL 1경기까지 총 8경기에서 8골밖에 넣지 못했다. 무득점 경기가 4경기나 됐다. 주포 이동국은 분전했다. 이근호와 베라가 몸이 올라와주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고군분투했다. 상대 수비진의 견제를 혼자 견뎌냈다. 다시 수비가 무너졌다. 그 8경기에서 7골을 내줬다.
16일 감바 오사카와의 8강 2차전은 시한폭탄의 총결정판이었다. 2골을 뽑기는 했지만 하나는 페널티킥골이었다. 나머지 하나 역시 총공격에 나서 힘겹게 골이었다. 수비라인은 완전히 무너졌다. 첫 실점은 어설픈 오프사이드 트랩이 문제였다. 두번째 실점은 불운이었다. 세번째 실점은 수비 집중력 부족이 컸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현재로서 전북은 내년 ACL 출전 가능성이 크다. 전력을 재편해야 한다. 문제는 돈이다. 좋은 선수를 영입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전북의 1년 예산은 300억원 수준이다. 투자규모로 K리그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이나 중동의 '돈다발 공세'에는 턱없이 밀린다. 광저우 헝다는 1000억원을 쓴다. 중동 구단들도 엇비슷하다. 일본은 꾸준히 내실을 기하고 있다. 감바 오사카는 400억원을 쓴다. 내년 새로운 구장을 개장하면 수입은 더 많아진다.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내년 ACL 전망도 밝지 않다.
오사카(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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