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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범, '신인 무덤' 울산서 핀 꽃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14 07:03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통의 명가' 울산은 신인들의 무덤이었다.

기를 펴기 어려웠다. 울산이 '만년 우승 후보'로 지목되어 왔던 이유는 매 시즌 국가대표급 스쿼드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에도 김신욱 양동현 '트윈타워' 뿐만 아니라 김태환 김치곤 임창우 정동호 김승규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다. 제파로프에 이어 마스다, 코바, 에벨톤까지 가세한 외국인 선수 라인업도 탄탄하다. 이들 사이에서 신인 선수가 두각을 드러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울산 유스 출신으로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한 김승규조차 2012년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전까지 4시즌 간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안현범(21)이 '호랑이 소굴' 울산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1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와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는 안현범의 상승세가 물이 올랐음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승부였다. 전반 15분 빠른 발을 앞세워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단독 찬스를 만들어 제주 수비수 오반석의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측면과 중앙을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강력한 슈팅과 패스 연결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존 오른쪽 측면 공격수 김태환을 윙백으로 세우고 안현범을 전진배치 시킨 윤정환 울산 감독의 얼굴엔 미소가 감돌았다.

안현범은 동국대 재학 중이던 지난해 신인 자유계약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1m78, 75㎏의 단단한 체격에 기량 뿐만 아니라 수려한 외모까지 갖춰 입단 초부터 울산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윤 감독은 올 초 태국 치앙마이,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통해 안현범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안현범은 지난 3월 8일 FC서울과의 리그 개막전 교체출전을 시작으로 선발, 교체를 오가면서 울산 공격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제주전에선 프로 데뷔 첫 풀타임 출전을 기록하면서 탄탄해진 입지를 과시했다.

주력 스쿼드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언제 자리를 빼앗길 지 모른다. 누가 나서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울산의 역량은 그만큼 강력하다. 때문에 안현범은 '초심'을 강조하고 있다. 윤 감독은 "안현범이 지난 전북전(9일)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난은 희망의 전주곡이다. 안현범이라는 새로운 인재 발견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울산에겐 분명 희소식이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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