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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3경기에서 이승우가 터뜨린 골은 2골이다. 4일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만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1, 3차전에선 무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득점 기록만 가지고 이승우를 평가하기에는 부족했다. 최진철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주문을 얼마나 잘 이행했느냐가 중요한 대목이었다. 최 감독은 이승우에게 골보다 조직력을 원했다. 이런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승우는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이 대회에서 이승우는 '원팀'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조직에 녹아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이승우 없이 17세 이하 대표팀도 없다'는 논리에서 '팀 없이 개인도 없다'는 생각으로 전환한 듯했다. 그 모습은 그라운드에서 잘 드러났다. 최 감독은 매 경기 '이승우 시프트'를 가동했다. 이승우는 전반 원톱으로 나섰다가 후반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런 공격 형태는 A대표팀에서 활용돼 왔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박지성 시프트'가 이뤄진 뒤 '박주영 시프트'도 가동됐다. 상대에게 집중마크가 예상되는 팀 내 핵심 선수에게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해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 시프트를 통해 전술 변화도 가져올 수 있어 다양한 공격루트로 상대의 골문을 노릴 수 있었다.
후반 완전히 왼쪽 측면으로 빠져 플레이를 펼쳤다. 최 감독은 이승우-유주안, 이승우-박상혁의 공격 옵션을 맞추기 위해 여러 실험을 단행했다. 이승우는 불만없이 실험에 동참했다. 그러자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찾아왔다. 원톱 때보다 공간이 훨씬 많이 생겼다. 장기인 다이나마이트 돌파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었다. 다만, 이승우가 공을 잡았을 때 2선 공격수들이 빠르게 침투하지 못해 자주 공을 빼앗기는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승우는 측면에만 머물지 않았다. 수시로 최전방에서도 플레이를 펼쳤다. 공을 잡기 위해 수비수를 끌고 미드필드 쪽으로 내려오면서 뒷 공간을 열어주는 모습은 경기를 통한 발전을 의미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승우 시프트'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았다. 이승우가 공을 소유했을 때 동료들과의 연계성을 더 향상시켜야 했다. 이승우는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장점을 살리고 수비력으로 팀도 도와줘야 한다"면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 국내에서 열린 대회라 무리했던 부분도 없지 않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려고 하다보니 오버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제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원팀'을 피부로 느낀 이승우는 한 달 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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