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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두 번째 단추를 꿴다.
결론적으로 맥빠진 승리는 안된다. 미얀마전이 거울이다. 슈틸리케호는 승리했지만 환하게 미소지을 수 없었다. 세트피스에서 2골이 나왔을 뿐이다. 필드골이 없었던 것은 진한 아쉬움이었다. 미얀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1명을 제외하고 9명이 수비에 가담했다. 충분히 예상했던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전반 초반 결정적인 슈팅이 어이없이 상대에 막히자 기본을 망각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미얀마는 측면 뒷 공간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골이 들어가지 않자 중앙만 고집했다. 후반에는 공간이 생겨도 패스 타이밍을 실기했다.
라오스의 전술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밀집수비를 해체할 철저한 전략과 침착함이 필요하다. 세밀한 플레이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허둥지둥하며 상대에게 휘말리는 순간 그물망 수비벽은 더 두터워질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호는 G조에서 '절대 1강'으로 대우받고 있다. 틈을 보여줘선 안된다. 홈과 원정이 반복되는 상황이라 안방에서 허점을 노출할 경우 원정에서 상대의 기를 살려줄 수 있다. 넘을 수 없는 팀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라오스전 후에는 곧바로 레바논 원정경기(8일 오후 11시·베이루트)도 기다리고 있어 집중력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반드시 첫 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고 했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결전을 하루 앞둔 2일 주장에 선임됐다. 올초 호주아시안컵에서 주장 완장을 찬 그는 부상으로 2차예선의 첫 출발을 함께하지 못했다. 유럽파라 지난달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도 없었다. 3월 친선경기 이후 6개월 만에 승선한 그는 주장의 중책을 다시 맡았다. 기성용은 "이제 한국은 아시아팀들과의 경기에서 승리해 기뻐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유럽이나 남미의 강팀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화끈한 골 잔치를 앞세운 대승을 기대하고 있다. '캡틴' 기성용의 말처럼 '탈아시아'로 가는 길은 차원이 다른 경기력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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