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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버린 라자르의 헌신, 포항 일으켜 세울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8-20 09:3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의 세르비아 출신 외국인 공격수 라자르(27)는 올 시즌 전반기 까지만 해도 계륵이었다.

영입 당시엔 큰 기대를 모았다. 1m87의 당당한 체격과 세르비아리그에서 쓴 활약은 포항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 줄 선수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외국인 선수 물색 '특명'을 받고 남미-유럽을 오간 윤희준 코치의 눈을 거쳐 황선홍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브라질 듀오 티아고, 모리츠와 더불어 포항의 '용광로 공격'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분이 변수가 됐다. 영어가 서툰 라자르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포항의 전술에 녹아드는 시간도 늦어졌다. '말은 안통하는데 의욕만 넘치는' 라자르는 그라운드에서 엇박자를 내며 황 감독의 속을 까맣게 타들어가게 만들었다. 5월 17일 광주전에서는 부상을 하면서 세르비아로 일시 귀국, 치료를 받았다. 지난 7월 K리그 선수 추가등록 기간 라자르가 포항 유니폼을 벗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까지 나왔다.

석달이 지난 현재 라자르는 포항의 원톱으로 당당히 활약 중이다. 2015년 동아시안컵 휴식기 뒤 재개된 클래식 3경기서 라자르는 모두 선발로 나섰다. 장신 공격수 박성호와의 경쟁을 이겨냈다. 지난 15일 전북전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대0 승리에 일조했다. 하지만 공격수를 증명하는 지표인 공격포인트는 여전히 라자르와 연이 닿지 않고 있다. 전북전에서 라자르는 동료들에게 찬스가 열린 상황 속에서도 슈팅을 이어가면서 조급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황 감독이 라자르를 선발로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황 감독은 "라자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대단하다"고 밝혔다. 그는 "골이 없는 결과는 아쉽지만, 내용은 만족스럽다. 상대 수비라인을 계속 파고들고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모습이 엿보인다"며 "모든 팀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라자르처럼 파워 넘치는 공격수의 역할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19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클래식 26라운드에서 라자르는 울산 장신 수비수 김근환에 전혀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경합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쉽게 이겨내며 2선에서 파고드는 김승대 신진호 심동운 고무열에게 잇달아 찬스를 연결했다. 전북전에 비해 무리한 슈팅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골에 목마른 눈빛이었다. 황 감독은 "'지금의 활약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좀 더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가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주문했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피말리는 상위권 싸움이다.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포항은 성남, FC서울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과연 라자르의 헌신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재도전을 노리는 포항의 목표를 이루는 촉매제가 될까.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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