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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심판 조롱 금지 규정 신설 '무리뉴 겨냥?'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5-08-07 17:48


무리뉴-벵거 충돌(왼쪽), 파듀-메일러 다툼. ⓒAFPBBNews = News1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첼시-아스널 전에서는 보기드문 일이 벌어졌다. 무리뉴와 벵거, EPL을 대표하는 두 감독이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직접적인 감정 충돌을 벌였던 것.

하지만 이제 이 같은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최근 EPL 감독 모임 현장에서 새로운 감독 규정(manager's code)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5-16시즌부터 EPL 감독들은 그라운드에서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할 경우 징계를 받게 된다.

가령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표하는 제스처를 취할 때 신중을 기해야한다. 비꼬는 의미의 박수를 치거나, 가상의 옐로 카드를 꺼내는 등의 행동은 즉각적인 경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심판 뿐 아니라 상대팀 사령탑 및 선수들에게도 존중하는 태도를 취해야한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 또는 물병을 발로 차는 행위를 할 경우 무거운 벌금 또는 경기장 출입금지 등의 중징계를 받게 된다. 또 3명 이상의 선수가 주심을 둘러싸고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경우에도 역시 징계가 주어진다.

현지 축구팬들은 이들 신설 규정이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을 겨냥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비꼬는 박수'와 '카드 꺼내기' 등의 동작이 상세하게 제시된 점이 눈에 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4월 선덜랜드 전에서 지나친 항의 끝에 주심과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고, 루이 파리아 코치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해 10월 무리뉴 감독과 벵거 감독은 경기 도중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밀치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또 지난해 3월 앨런 파듀 당시 뉴캐슬 감독과 헐시티 데이비드 메일러의 충돌도 이 같은 규정이 새로 생기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파듀 감독은 메일러가 공을 쫓는 과정에서 자신을 밀치자 그대로 '박치기'를 날려 화제가 됐다. 올해 2월에는 나이젤 피어슨 전 레스터시티 감독이 크리스탈 팰리스의 제임스 맥아더와 뒤엉켜 넘어지자 맥아더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렇다고 무리뉴 감독을 비롯한 EPL 사령탑들이 얌전하게 자리만 지킬리는 없다. 이들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불만을 표할 것이다. 때로는 벌금이나 징계를 각오하고 이 같은 행동을 다시 할 수도 있다. 새로운 시즌, 감독들의 행동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팬들이 EPL을 보는 재미가 될 것 같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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