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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명단을 보면 알 것이다. 그 명단을 보면 감독이 전원을 믿는지 일부 선수만 신뢰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전 무승의 늪은 5경기(2무3패)로 늘어났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이끌며 대한민국에 치욕(2대4 패)을 안긴 적장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과의 악연도 털어내지 못했다.
한-일전은 무승부가 의미가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일전이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진한 승부였다. 1승1무를 기록한 한국은 북한, 1무1패의 일본은 중국과 9일 최종전을 치른다.
물론 실험도 중요하다. 하지만 명색이 한-일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교체의 폭이 너무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환상적인 경기력을 자랑한 중국과의 1차전(2대0 승) 선발 진용과 비교해 무려 8명을 교체했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은 '주장'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부주장' 장현수(광저우 부리) 골키퍼 김승규(울산) 뿐이었다. 할릴호지치 감독도 변화를 줬지만 슈틸리케 감독과 비교해 숫자는 적었다. 5명, '중폭 개각'이었다.
휘슬이 울리자 두 팀 모두 철저하게 탐색전을 펼쳤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거친 플레이가 난무했다. 그래도 주도권은 슈틸리케호가 잡았다. 선제골이 터지면서 발걸음도 가벼웠다. 하지만 전반 중반 이후 자만심이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일본의 동점골 상황은 방심이 화를 불렀다. 압박이 실종되면서 수비라인이 뒤로 물러섰고, 곧이어 골이 터졌다.
이번 한-일전은 절호의 기회였다. 일본 축구는 침체돼 있고, 동아시안컵에서는 방향을 잃은 듯 했다. 그러나 슈틸리케호는 절호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플레이메이커가 없었다. 이용재(나가사키) 김민우 주세종(부산)이 포진한 2선이 둔탁했다. 섀도 스트라이커 주세종은 전반 4분 한 차례 예리한 패스만 연출했을 뿐 공격을 리드하지 못했다. '원톱 자원'인 이용재는 측면이 어색했고, 김민우도 1% 부족했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빗셀 고베)과 장현수도 수비에 치중하면서 날카로운 패스가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다 왼쪽 측면도 고장이 났다. 이주용(전북)이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오른쪽 윙백인 정동호(울산)가 선전했지만 '일방향 루트'로는 한계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9분 이주용과 주세종을 빼고 홍 철(수원)과 이재성(전북)을 투입했다. 공격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플레이메이커 이재성은 활력소였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23분에는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오며 땅을 쳤다.
후반 34분에는 권창훈(수원)이 가세했다. 경기 종료 직전 기가막힌 중거리 슈팅이 나왔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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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장점 살리지 못했다
1m98의 고공폭격기 김신욱(울산)이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첫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그림자만 더 짙게 드리워졌다. 김신욱을 백분 활용하지 못했다. 일본 수비수들은 김신욱에게 볼이 연결되면 파울로 차단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패스가 없었다. 김신욱은 2선의 활약에 따라 활용법이 극대화 될 수 있다. 그러나 공중볼도 발밑도 제대로 볼이 걸리지 않았다. 일본 수비수들과 등을 지고 있을 때만 볼이 패스되면서 답답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결국 호흡이 맞지 않으며 김신욱은 철저하게 고립됐다. 제대로 된 슈팅 하나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훨씬 공격적이었다. 일본 감독은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90분 전체를 놓고 보면 우리가 훨씬 잘했다"고 했다. 그리고 "선수단 전체가 피로해 멤버를 많이 바꿨다. 체력적으로 좋은 선수를 투입해 공격적으로 활로를 찾으려 했다. 후반 기술이 좋은 이재성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77번째 한-일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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