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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상주)의 별명은 '군데렐라'다.
이날 대표팀이 관람한 영화는 연평해전. 2002년 6월 북방한계선(NLL) 남쪽의 연평도 인근에서 대한민국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 전투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600만의 관객이 들며 올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 됐다. 대한축구협회가 동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의 사기와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초 영화관람에 난색을 표했다. 자막이 없어 영화를 봐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취지를 듣고 흔쾌히 함께 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모처럼 극장나들이에 즐거워했다. 김신욱(울산)은 "언제 극장에 왔는지 기억도 안난다"고 했다. 선수들끼리 '연평해전 본 사람 있냐' 고 하자 이종호(전남)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이내 선수들이 "종호, 여자친구 있나보다"고 놀렸다. 이종호의 표정은 당혹 그 자체였다. 상영시간이 임박하자 선수들이 분주해졌다. 음료수, 팝콘, 오징어 등을 사느라 정신이 없었다. 조용히 팝콘을 사들고 들어온 홍 철(수원)이 봉변을 당했다. 성남 시절 홍 철을 지도해 친분이 두터운 신태용 수석코치가 "홍 철, 이리 와"하며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팝콘을 달라는 얘기였다. 홍 철은 울며 겨자먹기로 팝콘을 건낼 수 밖에 없었다. 또 다시 매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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