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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인터뷰 "J리그 이적, 가족 위한 결정이었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7-08 22:29


수원 삼성이 8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과 홈 경기를 펼쳤다.
일본 J리그 시미즈 에스펄스로 이적하는 정대세가 홈 고별전을 펼쳤다. 경기 종료 후 부인, 아들과 함께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정대세.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7.08

"가족을 위한 이적 결정이었다."

수원의 공격수 정대세가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이적하는 배경을 밝혔다. 정대세는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를 한 뒤 기자회견장에 섰다. 홈 고별전, 마지막 기자회견이었다. 앞서 수원은 경기 킥오프 직전 정대세의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정대세는 12일 열리는 부산 원정경기를 끝으로 시미즈로 이적한다.

정대세는 "홈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력이 아쉬웠지만 승리로 마무리해서 기쁘다. 앞으로 빅버드(수원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뛰지 못해 아쉽고 서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미즈는 수원과의 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정대세에게 기존의 2배 연봉을 제안했다. 계약 기간도 3년 6개월이었다. 31세에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고액 연봉을 포기하기 힘들었다. 또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정대세는 가족들이 있는 일본에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를 원했다.

정대세도 이적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상황인데 일본에서 좋은 오퍼가 왔다. 축구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판단을 내렸다. 일본에 있는 가족들이 내가 경기에 뛰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를 원했다."

그러나 수원에서 보낸 2년 6개월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그는 "독일에서 경기에도 뛰지 못하다가 수원에 와서 새로운 선수로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요즘 축구에 눈을 떴다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다. 수원에서 뛰면서 행복했다. 오늘같이 내가 잘 못뛰어도 이길 수 있는 팀이라는게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수원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골을 넣고 팀이 이겼을 때가 기억에 난다. 특히 독일에서 1년간 골을 못넣다가 수원에서 첫 골을 넣었을 때 골맛이 최고였다. 해트트릭도 기억난다. 슈퍼매치 골도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 대표팀 출신으로 한국에 뛰면서 많은 고충도 겪었다. 인터넷의 댓글, 국적에 대한 편견과 비판적인 시선들이 그를 힘들게 했다. 정대세는 "북한 대표팀에서 뛰고 한국 프로축구에서 뛰는 그런 존재는 없었다. 평화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 수원으로 이적했다"면서 "댓글을 보면 부정적인 글들이 많았다. 99개의 좋은 댓글보다 1개의 부정적인 댓글에 더 속상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안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내 인생을 존중하고 배려해줬다"며 고마움도 전했다.

한편, 정대세는 12일 열리는 부산전을 끝으로 수원 유니폼을 벗는다. 정대세는 마지막까지 각오를 다졌다. "수원에서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다. 최선을 다해서 이기고 마무리하고 싶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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