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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월드컵]미국 4년의 기다림,설욕은 5분이면 족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7-06 16:15



'쓰라린 승부차기의 패배를 곱씹으며 4년을 보냈다. 그러나 설욕은 단 5분이면 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는 6일 오전(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여자월드컵 결승에서 미국이 '디펜딩챔피언' 일본에 5대2로 승리하는 순간, 이렇게 썼다. 전반 3분, 전반 5분, 전반 16분, '미국 캡틴' 칼리 로이드가 3골을 몰아쳤다.꿈의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4년전인 2011년 독일 대회에서 승부차기끝에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독일(2003년, 2007년)과 함께 2차례 우승(1991년, 1999년)한 미국은 16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역대 3회, 최다 우승 기록을 썼다.

이번에도 양국의 리턴매치는 박빙의 승부로 예상됐다. 예상을 뒤엎고 승부는 초반에 갈라졌다. 'FIFA랭킹 1위' 독일을 준결승에서 2대0으로 꺾고 올라온 미국은 강했다. 4년전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기술적, 정신적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휘슬과 동시에 시작된 미국의 거센 공세에 일본 수비라인이 흔들렸다. 전반 3분, 로이드가 골문을 열었다.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감각은 절정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라피노에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2분만인 전반 5분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4분엔 로렌 홀리데이의 강력한 발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2분 후인 16분, 로이드가 하프라인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쏘아올린 벼락골까지 골문으로 빨려들며 4-0으로 앞서나나갔다. 로이드는 4년전 독일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했었다. 3년전 런던올림픽 여자축구 결승전(2대1 승)에선 일본을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며 우승했다. '일본 천적' 로이드는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불과 16분만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전반 28분 일본의 만회골이 터졌다. 가와스미 나호미가 박스 오른쪽에서 찔러준 패스를 이어받은 오기미 유키의 왼발 슈팅이 들어갔다. 전반 31분, 사사키 노리오 일본 감독은 '레전드' 사와 호마레를 투입했다. 4년전 미국과의 결승전 동점골 주인공이자, MVP, 발롱도르 수상자 사와를 투입하며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전반 39분엔 측면 공격수 가와스미를 빼고 스가사와 유이카를 투입했다.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 3장의 교체카드 중 2장을 전반에 쓰는 극단적인 전략을 택했다.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다. 후반 7분 수비수 줄리 존스턴의 자책골이 나왔다. 4-2, 일본이 2골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2분만인 후반 9분 토빈 히스가 미국의 5번째 골을 터뜨리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은 5골을 내준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따라붙었지만 초반 대량 실점은 뼈아팠다. 체력도, 시간도 부족했다. 미국의 완승이었다. 질 엘리스 미국대표팀 감독은 '미국 여자축구의 역사'이자 레전드인 애비 웜바크와 크리스티 램폰을 각각 후반 34분, 후반 41분 투입하며, 2000년대 첫우승, 여자월드컵 사상 최다우승을 자축했다.

질 엘리스 미국 감독은 인터뷰에서 "경기 초반 4골이 들어가며 스스로 볼을 꼬집어볼 정도였다"고 했다. 로이드 역시 "오늘처럼 잘 들어가는 날은 축구인생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일이다.마음먹은 대로 대부분의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정말 어메이징했다. 세계챔피언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며 역사를 썼다"며 감격을 표했다.

로이드는 런던올림픽 결승전(2대1 승) 멀티골에 이어, 이날 월드컵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완벽한 복수에 성공했다. 로이드는 "승부차기 실축은 아주 오래전 일일 뿐이다.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곧바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고, 계속 내 축구 경력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나날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오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꿈의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로이드는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실버볼은 프랑스 에이스 아만딘 앙리, 브론즈볼은 일본 에이스 아야 미야마에게 돌아갔다. 로이드는 독일 셀리아 사시치와 나란히 6골, 최다골을 기록했지만 출전시간이 적은 사시치에게 '골든부트(득점왕)'을 양보했다. 실버부트를 수상했다. 5골을 기록한 안자 미타그(독일)가 브론즈부트를 받았다. 슈퍼세이브로 미국의 최다우승을 이끈 골키퍼 호프 솔로가 골든글로브상을, 카데이샤 부처넌(캐나다)이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페어플레이상은 프랑스에게 돌아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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