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용수와 서정원, 슈퍼매치 전장에 다시 섰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6-25 11:58


25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 기자회견이 열렸다.

양 팀은 2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즌 2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슈퍼매치 직전에 두 팀의 감독과 대표선수 1명씩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2년 10개월만이다.

기자회견에서 서울 최용수 감독과 수원 서정원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6.25.

두 사령탑이 다시 전장에 섰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추억을 품에 안고 있다. 반면 최용수 서울 감독은 악몽이었다.

4월 18일 두 팀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천당과 지옥이었다.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수원이 안방에서 서울을 5대1로 대파했다.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스코어였다. 2000년대 이후 첫 4골차 승부였다. 16년 만의 최다골 차 타이를 기록했다. 수원은 서울의 LG시절인 1999년 3월 20일 슈퍼컵과 그 해 7월 21일 정규리그에서 각각 5대1, 4대0으로 완승했다.

'5대1의 환희'와 '1대5의 통곡'이 교차하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열린다. 무대를 서울로 옮긴다.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인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가 2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두 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두 감독은 혈전에 앞서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최 감독은 복수의 칼날을 갈았고, 서 감독도 양보는 없었다.

최 감독은 "1대5라는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는 참담한 패배였다. 하지만 상대가 승점 4, 5점을 가져간 것이 아니다. 우리도 위기속에 많은 승점을 쌓아왔다"며 "홈이니 만큼 가지고 있는 에너지 이상을 발휘할 것이다.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대승을 했다고 해서 젖어있지 않다. 이미 지나갔고, 추억이다. 이번에도 빈틈없이 준비해서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에게 1대5로 졌다면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고 물어봤다. 정신적인 면에서 해이해져 있지 않다. 우리의 경기를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갈 것이다 전북, 제주전도 그랬지만 큰 경기에 대응하는 위기능력이 좋아졌다. 2차전에서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두 감독에게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는 어떤 의미일까. 서 감독은 "축구인생의 즐거움, 슈퍼매치", 최 감독은 "받은 만큼 되돌려 준다"고 표현했다.


올 시즌 K리그도 어느덧 반환점이 목전이다. 순위 싸움도 간과할 수 없다. 선두 전북(승점 36)이 한 발 앞선 가운데 2, 3위권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수원과 서울도 그 속에 있다. 2위를 지키고 있는 수원의 승점은 29점이다. 지난달까지 10위였던 서울도 최근 상위권 다툼에가세했다. 5위 서울의 승점은 26점이다. 두 팀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하다. 사정권이다.

2개월 전의 상황과도 다르다. 서울이 '슬로 스타터'에서 벗어났다. 당시 박주영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그는 슈퍼매치에서 유일하게 해트트릭을 기록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몸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 4월 제주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른 후 14일 만의 출격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됐지만 존재감은 없었다. 슈퍼매치 후 박주영은 사라졌다. 무릎에 이상이 왔다. 심적으로도 부담을 지울 수 없었다. FA컵을 포함해 4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지난달 16일 돌아왔다. 박주영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볼키핑력과 움직임, 스피드이 전성기 시절에 육박했다. 슈팅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복귀 후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서 감독은 "서울은 역시 저력이 있는 팀이다. 초반에 페이스가 느렸지만 지금은 상위에 있다. 박주영과 정조국 투톱이 초반에는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지만 두 선수가 노련함을 앞세워 경기 운영이 많이 올라왔다. 우리 또한 그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쪽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은 슈퍼매치 후 옥에 티가 있었다.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연패를 기록했다.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전력도 기복이 있었다. 그러나 위기 관리 능력은 뛰었다.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수원의 힘이다. 수원은 첫 슈퍼매치와 비교해 중원의 핵인 김은선이 없다. 오범석은 경고누적으로 이번 슈퍼매치에 결장한다. 하지만 2경기 연속 2골을 터트린 산토스의 상승세가 매섭다. 정성룡도 골문을 지킨다.

최 감독은 "1대5로 지지않겠지만 5대1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강박 관념보다 팀에서 준비하는 시스템대로 경기 운영을 할 것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복수심이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진지하게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다. 1~2가지 옵션을 갖고 들어갈 것이다. 상당히 많은 골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슈퍼매치도 승점 3점 경기다. 하지만 팬들이 받아들이는 환희와 충격은 더 크다. 슈퍼매치가 명과 암을 향해 다시 질주를 시작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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