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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인연을 쌓은 차두리(FC서울)과 정대세(수원)이 K리그 클래식의 '슈퍼매치'에서 입심대결을 펼쳤다.
2골-2도움을 올리며 올시즌 첫 슈퍼매치의 '히어로'가 된 정대세는 차분함을 유지했다. 그는 "1차전에서 대승을 했다고 해서 이번 경기를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서울이 대패를 당했기 때문에 이를 갈 것이다. 슈퍼매치도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승점 3점 경기다. 특별하 경기지만 슈퍼매치라고 긴장하는건 없다. 수원의 축구를 해야 서울을 무너뜨릴 수 있다.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나란히 유럽에서 프로 생활을 한 차두리와 정대세는 슈퍼매치의 특별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독일과 스코틀랜드에서 활약했던 차두리는 "더비는 항상 치열하다. 의외의 변수도 많이 생기기 때문에 선수들이 항상 긴장해야 한다. 한국에서 세 번째 시즌을 뛰면서 슈퍼매치를 뛰고 있는데 어떤 더비와 비교해도 흥행과 재미가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과 독일에서 뛰었던 정대세도 슈퍼매치에 강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더비경기에는 많은 팬들이 응원을 보내니 선수들이 더 집중하고 흥분하게 된다. 슈퍼매치는 국제축구연맹(FIFA)가 인정하는 최고의 더비중 하나다. K리그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은 더비 경기다."
기자회견장에서도 둘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서 흥미로운 답변이 오갔다. 정대세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정대세는 차두리에게 선전포고를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쌓였던 불만(?)을 토로했다. "평소에 만나면 편하게 얘기하는데 경기할 때는 엄청 화를 낸다. 웃으면서 얘기해도 두리형은 웃지도 않고, 애교 없이 말을 한다. 경기장에서 말을 걸었을 때 웃으면서 대화했으면 좋겠다." 이어 정대세는 "하지만 친하다고 해도
차두리가 웃음으로 화답했다.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 대세랑 전혀 문제가 없다(웃음). 유럽에서 선수 생활 하다보니 유럽 선수들에게 좋은 걸 배운게 있다. 그 중 하나가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 상당히 진지해진다. 밖에서는 친구지만 경기장에서는 서로 차갑게 대한다. 반면 종료 휘슬이 울리면 또 안아주고 '잘지내냐, 아버지 잘 계시냐' 인사한다. 경기장 안에서는 진지하게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종료 휘슬이 울리면 볼이라도 한 번 쓰다듬어 주겠다. 하지만 경기 뛰냐고 문자 오면 답은 안할 것이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향한 덕담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차두리는 "대세는 항상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자기가 가진걸 다 보여주는 선수다. 후배지만 고맙고,배울점도 많다"고 했다. 정대세는 "두리형은 축구 선수로도 탁월하지만 인성과 성격이 좋아 마음속으로 존경한다. 선생님 같으면서도 형님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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