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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월드컵에선 지소연 언니와 투톱으로 뛰고 싶어요."
이금민은 첫 선발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실력과 경험에서 격차가 큰 FIFA랭킹 3위 프랑스를 상대로 2골을 내주고도 당황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29분 전가을에게 찔러넣은 스루 패스는 일품이었다. 전가을와 중앙, 측면,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작업을 이어갔다. 단단한 체격와 체력으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 100경기 이상 뛴 선수가 절반 이상인 프랑스 에이스들에 비해 실력도 경험도 부족했지만, 패기 하나는 뒤지지 않았다. A매치 9경기에 출전한 '축구 신성'은 90분 내내 분투했다.
믹스트존에서 이금민은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진짜 많이 배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옆에 선 지소연이 "오늘 금민이가 참 잘해줬다"고 칭찬하자 "언니가 오늘 뛰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다음 월드컵에는 '소연언니'와 투톱을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지소연은 자신의 자리에 서게 된 후배 이금민에게 "볼을 소유해야 한다. 열심히 침착하게 잘하라"고 조언했다. 윤덕여 감독은 전반 2골을 허용한 뒤 이금민을 불러 무언가를 지시했다. "차분히 하라고, 하면 된다고 언니들에게 전달하라고 하셨다." 3골을 내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윤 감독은 이금민을 깜짝 선발로 내세운 데 대해 "이금민은 활동량이 많고,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하는 슈팅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 어린 선수들이 이런 무대를 경험한 의미는 크다. 이 경기를 뛰든 안뛰었든 월드컵 무대를 밟아본 것은 큰 영광이고 기쁨이다. 이 대회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장 4년 뒤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이 선수들이우리 한국 여자축구의 대들보 역할을 해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좋은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금민은 지난해 캐나다 20세 이하 월드컵 8강전에서도 프랑스를 마주했었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골맛을 보고 8강까지 올랐고, 프랑스와 0대0으로 비긴후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지소연이 "너 프랑스에 두번 진 거야"라고 하자 이금민은 "오늘 붙은 팀은 정말 잘하는 팀이다. 지난해 프랑스 연령별 대표팀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했다. 4년후,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에서 '복수혈전'을 다짐했다. "삼세번이니까, 그땐 소연언니랑 투톱으로 한번 이겨봐야죠"라며 웃었다. 패기만만했다.
몬트리올(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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