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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트존]'12년만의 브라질전'김정미"그때와는 분명 달랐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6-10 12:05


◇김정미  ⓒAFPBBNews = News1

"나는 대한민국의 첫승과 16강을 믿는다."

'윤덕여호의 맏언니' 김정미(31·현대제철)가 10일 캐나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브라질에게 0대2로 패한 직후, 16강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미는 박은선(29·로시얀카)와 함께 한국여자대표팀에서 2003년 미국여자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다. 19세의 '소녀' 골키퍼는 31세의 '베테랑' 수문장이 됐다. 12년만의 리턴매치, 그녀만큼 절실한 이가 있었을까. 2003년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3으로 패했던 브라질에게 이번엔 0대2로 패했다. 똑같은 패배지만, 그때와는 분명 달랐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정미는 "그때와는 분명 달랐다. 12년 전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속수무책 당했다. 이번엔 우리의 실수가 아쉬웠다. 실수하지 않았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12년 전엔 상대팀 전력분석도 제대로 못하고 나섰던 것같다. 그래도 이번엔 영상도 많이 보고 나섰다. 선수들마다 다르겠지만 첫 경기의 긴장감도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0대2의 패배지만, FIFA랭킹 7위, 2007년 준우승, 월드컵 7회 '전출(전부 출전)'에 빛나는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태극낭자들은 분전했다. 지소연이 "너무 많이 내려서면서 공격 작업이 잘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자, 김정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연이 말처럼 너무 안정적으로 하려고 하다보니 공격적으로 부족했다. 내가 골을 먹지 말았어야 하는데 동생들한테 미안하다"며 고개 숙였다. 그러나 동생들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했다. "누구나 경기를 하며 실수를 한다. 경기장 안에서도 서로 '괜찮다'고 얘기해줬다. 서로 '괜찮다'고 다독여주면서 빨리 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맏언니' 김정미는 분투했다. 마르타, 포르미가, 크리스티안, 안드레사 알베스, 타미레스 등 매서운 공격라인이 쉴새없이 쏘아올린 14개의 슈팅, 4개의 유효슈팅과 맞서 몸을 던졌다. 62%의 압도적인 점유율속에 파상공세를 펼치는 브라질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 후반 8분 '브라질 레전드' 마르타에게 후반 8분 페널티킥을 허용한 장면은 뼈아팠다. 12년전 조별리그 1차전에서 월드컵 첫골을 내준 그녀에게 월드컵 통산 15호골 최다골 기록을 내줬다. 12년만의 설욕을 꿈꿔온 김정미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코스타리카, 스페인전을 앞두고 승리를 굳게 다짐했다. "우리는 이제 물러설 때가 없다"고 했다. '백전노장' 김정미는 브라질전 직후 몬트리올올림픽경기장 적응 문제도 귀띔했다. 캐나다여자월드컵의 인조잔디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왔었다. 한국선수들은 인조잔디 구장에 익숙치 않다. "미국에서 연습해온 인조잔디와는 또 달랐다. 어제 처음 1시간동안 공식훈련한 후 곧바로 경기에 임했는데, 잔디가 많이 높다. 공이 바운드가 많이 되고, 불규칙하게 멈춰버린다. 패스워크에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다음 경기인 코스타리카전에는 좀더 잔디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늘보다 분명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른한살 김정미의 두번째 월드컵 도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무대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절실하다. 김정미는 "내가 실점하지 않고, 다같이 16강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브라질에게 1패를 떠안은 직후에 16강 가능성을 진지하게 물었다. "갈 수 있다. 16강에 갈 거라고 믿는다"며 눈빛을 빛냈다.
몬트리올(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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