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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연속골 황의조, 성남 패배 속에 핀 꽃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6-04 01:59 | 최종수정 2015-06-04 07:0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미 점수차는 2골로 벌어져 있었다.

지체할 틈이 없었다. 수비수 2명을 앞에 둔 상황. 아크 정면에서 지체없이 오른발슛을 날렸다. 낮게 깔린 볼은 곧 왼쪽으로 휘어지더니 제주 골키퍼 김호준의 손을 비켜가며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성남 간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후반 33분에 터진 성남 공격수 황의조(23)의 중거리포였다.

부상을 털고 복귀한 황의조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전북전에서 멀티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견인했던 황의조는 제주전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성남은 3대4로 석패하면서 황의조의 득점은 빛이 바랬다. 그러나 이날 드러난 황의조의 플레이는 충분히 주목 받을 만했다.

공식 기록된 득점은 1골이다. 하지만 '숨은 그림 찾기'가 있다. 0-1로 뒤지던 전반 31분 남준재가 제주 진영 왼쪽을 돌파하다 올려준 크로스는 남준재의 오른발슛으로 연결됐다.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은 뒤 바로 앞에 서 있던 양준아의 무릎에 맞고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했다. 기록은 양준아의 자책골이었지만 사실상 황의조가 만들어낸 득점과 다름없다.

제주전에서 황의조는 뛰어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빠른 스피드와 파워 뿐만 아니라 포스트플레이까지 펼치는 만능형 스트라이커였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했다. 6월 A매치 2연전에서는 23명 외의 '예비명단'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다가오는 8월 동아시안컵(중국 우한)에선 충분히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김학범 성남 감독도 황의조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최근 활약만 놓고 보면 K리그 내에서도 손에 꼽을 만하다. 제공권, 위치선정, 결정력 모두 처지지 않는다. 올 시즌엔 체력에 자신감까지 더해져 더욱 위력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시즌 내내 고공비행을 할 수는 없다. 다가오는 내리막길을 어떻게 넘어가느냐가 황의조의 슈틸리케호 완벽승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실 성남의 체력은 한계점을 오가고 있다.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A컵을 한정된 자원으로 치르면서 피로가 누적됐다. 황의조가 5월 6일 감바 오사카와의 AC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허벅지를 다친 것도 결국 체력적 부담과 연관을 지을 만하다. 부상 뒤 2주간 쉬며 체력을 비축했으나, 다가오는 주중-주말 승부는 다시 부담감을 안겨줄 수 있다. 김 감독은 "본인 스스로의 의지가 강하다. 그만큼 자기관리도 잘 하고 있다"며 "좀 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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