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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넘쳤다. 그라운드의 머릿속은 뒤엉켰다. 선수들도, 벤치도, 팬들도 물음표의 늪에 빠졌다.
상암벌에선 FC서울의 박주영이 중심이었다. 서울은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하지만 박주영은 복귀 후 최고의 경기력을 뽐냈다. 그는 16일 안방에서 벌어진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K리그 복귀 후 첫 필드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ACL 16강 1, 2차전에선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시즌이 개막된 후인 3월 11일 친정팀인 서울에 다시 둥지를 튼 박주영은 ACL 등록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6강이 끝난 후에야 재등록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ACL 출전 꿈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선발 출전은 지난달 12일 인천과의 원정경기 이후 50일 만이다. 전남전의 경우 교체 출전이었다.
그는 후반 31분 교체됐다. 하지만 볼 키핑력과 동료들과의 호흡이 향상됐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 옵션'을 더 다양하게 꺼낼 수 있게 됐다. 최 감독은 "박주영이 득점은 못했지만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줬다. 경기력을 많이 끌어올린 것 같고, 이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공격 쪽에서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만족해 했다.
서울의 정조국도 부활했다. 후반 18분 교체 투입된 그는 경기 종료 직전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다. 김승규의 선방으로 골문을 열지 못했지만 박주영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카드로 부상했다.
반면 울산은 후반 39분 김신욱을 투입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연속 무승 경기는 9경기(6무3패)로 늘어났다.
K리그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안갯속 정국이다. 사흘 후인 6월 3일 주중 경기가 열린다. 포항은 전북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수원은 대전 원정길에 오르는 가운데 제주는 성남과 격돌한다. 서울은 인천과 홈경기를 치르고, 부산과 전남은 각각 울산과 광주를 홈으로 초대한다.
어느 해보다 순위표가 아슬아슬하다. 박진감이 넘친다. 현재의 흐름이 이어지면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될 때 최대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 2위 수원과 10위 서울(승점 16) 의 승점 차는 불과 5점이다. 3위 포항의 승점은 19점, 4위 제주와 5위 성남은 18점이다. 6위 전남이 17점, 7~10위 울산, 인천, 광주, 서울이 16점이다. 순위는 승점에 이어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엇갈린다. 현재의 위치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상, 중, 하위권의 경계가 사라졌다.
변수는 또 있다. ACL에서 전북이 유일하게 생존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수원, 성남, 서울은 K리그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 평준화로 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가 사라졌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 추락만이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K리그는 혼전 또 혼전이다. 어느 시점에서 명암이 엇갈릴 지 관심이다. 6월 뜨거운 여름이 시작된다. 체력에도 비상이 걸린다. 각 구단의 심박수는 절정을 향해 치다고 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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