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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인터뷰]'EPL입성후 첫20경기'윤석영"아자르보다 아구에로가 힘들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17:55 | 최종수정 2015-05-14 06:59





윤석영(25)의 퀸즈파크레인저스(QPR)는 지난 1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맨시티 원정에서 0대6으로 참패했다. 반드시 이겨야 사는, 절체절명의 경기에서 완패하며, 승격 1년만에 다시 2부리그(챔피언십) 강등을 확정했다. 13일(한국시각) 강등 후 첫 훈련에 나선 윤석영을 런던 히드로공항 인근 QPR 훈련장에서 만났다.

팀은 강등의 아픔을 겪었지만, 올시즌은 QPR의 한국인 수비수 윤석영에게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의 시즌'이었다. 2013년 1월, 전남 드래곤즈에서 QPR로 이적한 그는 2012~13시즌 단 한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2013~14시즌 2부 리그 돈카스터 로버스 단기 임대에선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리그 11경기, 승격 플레이오프 2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랬던 윤석영이 올시즌 처음으로 2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감독과 동료, 팬들로부터 주전으로 인정받았다. 올시즌 리그 21경기에 나서며 다니엘 스털링(리버풀), 에덴 아자르(첼시),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 헤수스 나바스(맨시티)등 내로라하는 공격수들과 마주했다. 지난해 10월 19일 리버풀전에서 프리미어리그 깜짝 데뷔의 기회가 찾아왔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준비된 선수로서 능력을 증명했다. 애스턴빌라전 직후엔 '맨유 레전드' 개리 네빌은 윤석영의 플레이를 극찬하며,가치를 인정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와 패기있게 맞부딪쳤다. 윤석영은 누가 가장 까다로웠느냐는 질문에 "집에서 TV로 다른 팀 경기를 많이 보고, 분석을 해보기도 하면서 EPL 안에서는 아자르가 가장 막기 힘든 선수가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 봤을 때 정말 까다로운 상대는 아구에로였다. 우리팀을 상대로 특히 좋은 경기를 했다. 올시즌 2차례 맞대결에서 아구에로가 5골이나 넣었다.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스물다섯살, 전도양양한 대한민국 수비수 윤석영은 '월드클래스' 공격수와의 맞대결을 통해, 시련도 겪었지만, 자신감도 얻었다. "영국에 처음 왔을 때 박지성 형을 비롯해 선배들로부터 막상 부딪혀 보면 우리도 해볼 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 부족한 부분, 보완해야할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편으론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수확이었다."

이날 훈련장 분위기는 의외로 밝았다. "강등이 확정된 이후라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훈련을 열심히 하더라.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올시즌을 한마디로 평가해달라는 말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던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고 답했다. 고질인 발목 부상과 잔부상을 이겨내며 한시즌을 버텼다. 훈련중 코뼈가 부러지고, 앞니가 깨졌다. 지난달 4일 웨스트브롬위치전에선 뇌진탕으로 교체아웃돼 3주를 쉬었다. 발목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매일 혹독한 개인 보강 운동도 이어갔다. 윤석영은 "올시즌 유독 잔부상이 많았다. 부상을 안고 보낸 시즌이었다. 보강 운동 위주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래도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팀 강등은 확정됐지만 뉴캐슬, 레스터시티와의 남은 2경기에서 프로의 자존심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뉴캐슬과 레스터시티 모두 강등권에서 싸우고 있는 팀들이다. 비록 강등이 확정됐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즌 후 2부리그 QPR에 잔류할 것이냐는 '돌직구' 질문엔 신중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아직 QPR과의 계약이 1년 남았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 다른 기회가 온다면 그건 그때의 문제일 뿐이다. 현재는 시즌 마지막까지 경기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인터뷰 도중 '런던파' 이청용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해 '지메시' 지소연이 첼시레이디스 유니폼을 입었고, 올시즌 이청용이 크리스털팰리스로 이적하며, 런던엔 코리안리거들이 늘었다. 틈나는 대로 함께 식사도 하고 수다를 떨며 고민을 나눈다. "(이)청용이 형이 런던으로 이사를 왔기 때문에 이제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기)성용이 형도 런던에 오면 (지)소연이와 다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얼굴도 보고 얘기도 많이 나눈다. 비슷한 처지를 공유하고 이해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라며 같한 우정을 표했다.

'다사다난'한 한시즌을 마감하며 팬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한 시즌 동안 잔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휴가동안 치료 및 회복에 주력하겠다. 늘 관심 갖고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고, 다음 시즌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런던=진정규 스포츠조선 통신원 neofelix@hotmail.com, 정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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