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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팀 전북과 준우승팀 수원이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에서 올시즌 첫 대결(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펼친다. 지난해와 상황이 비슷하다. '1강'으로 평가받던 전북이 1위를 질주 중이다. 수원은 2위에 자리해있다. 행보도 비슷하다. 전북과 수원은 8라운드에서 각각 리그 22경기 무패행진, 6경기 무패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다. 전북과 수원을 대표하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가 대표적이다. 전북이 먼저 선수를 쳤다. 수원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추억 속의 스타' 에두를 지난 1월 16일 영입했다. 에두는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독일에서 직접 스카우트한 수원의 스타였다. 2007~2009년까지 3시즌간 95경기에 나서 30골을 넣었다. 2008년 수원의 K리그, 리그컵 우승, 2009년 FA컵 우승을 이끈 뒤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로 이적했다. 에두는 독일과 중국, 일본을 거쳐 K리그로 복귀했다. 그러나 푸른 유니폼이 아닌 녹색 유니폼이었다. 불과 10여일 뒤, 이번엔 수원이 전북 팬들을 깜짝 놀라게할 소식을 전했다. 지난 시즌 전북에서 활약하며 '예의바른 외국인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카이오를 영입했다. 2014년, 전북 유니폼을 입고 43경기에 출전 13골-2도움을 기록한 카이오는 FA컵 득점왕에 올랐고, 전북의 리그 우승에 일조했지만 임대 기간이 끝나 원소속팀(알 와슬)으로 돌아갔다. 수원이 러브콜로 카이오의 K리그 복귀가 성사됐다. 에두와 카이오는 올시즌 각각 5골과 3골(리그, ACL 포함)을 넣으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창이 친정팀을 만나도 날카로움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러나 골 세리머니는 없단다. 에두와 카이오는 "친정팀에 대한 예의로 골 세리머니는 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올시즌 전북으로 복귀한 '녹색 독수리' 에닝요는 자칫하면 '푸른 독수리'가 될 뻔했다. 2003년 수원 입단으로 K리그와 첫 인연을 맺은 에닝요는 21경기 출전 2골-2도움의 저조한 성적을 남기고 K리그를 떠났다. 그러나 2007년 대구에 입단한 에닝요는 2009년 전북 이적 후 전성기를 열었다. K리그에서 81골-64도움을 기록한 에닝요는 승부욕이 강하다. 자신을 내친 수원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전북 유니폼을 입고 치른 수원전에서 6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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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수들 중에서도 전북에, 또 수원에 '악연'인 선수들이 꽤 있다. 수원의 '캡틴' 염기훈과 측면 공격수 서정진은 아직도 전북 팬들에게는 눈엣가시다. 2006년 전북에서 K리그에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한 염기훈은 2007년 수원 이적을 추진하다, 그해 울산으로 트레이드 됐다. 결국 염기훈은 2010년 수원으로 이적했다. 서정진 역시 2008년 전북에서 데뷔했다. 전북에서 네 시즌을 활약한 서정진은 2012년 수원으로 전격 이적했다. 이로인해 서정진은 돈을 좇아 수원으로 이적했다며 전북 팬들에게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오래된 과거지만, 전북 팬 입장에서 염기훈과 서정진의 '전주성(전북의 홈구장)' 활약이 반가울 리 없다. 아직도 이들을 향한 전북 서포터스의 야유가 크다.
반대로 전북의 중앙 수비수 조성환은 수원 출신이다. 2001년 수원에서 데뷔해 5시즌을 보낸 조성환은 2005년 시즌 중 포항으로 트레이드됐다. 입단 첫 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던 조성환은 2005년 부상 이후 주전 자리를 빼앗겼고 팀내 불화로 수원을 떠나게 됐다. 이후 조성환은 수원만 만나면 이를 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조성환은 "수원전은 다른 경기보다 좀 더 냉정하게 준비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올해에는 에닝요와 에두도 있다. 굳이 말을 안해도 에닝요는 수원전 준비가 철저하다. 에두도 친정팀에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