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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의 악몽에선 완벽하게 탈출하진 못했다. 하지만 귀중한 승점 1점이었다.
전반 초반 슈퍼매치의 후유증에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서울은 사흘 전인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5로 대패했다. 라이벌전이라 어느 경기보다 아픔이 진했다. 서울은 전반 10분이 지난 후 투지가 살아났다. 전반 26분 김진규의 실수로 가오린에게 기회를 허용했지만 다행히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전반은 득점없이 마쳤다. 후반에는 서울이 주도권을 잡았다. 측면이 살아나면서 활발한 플레이를 전개했다. 그러나 골문을 여는 데는 1% 부족했다. 결정적인 위기도 있었다. 후반 27분이었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광저우의 킬러 굴라트가 볼의 방향만 바꿔놓았다. 골키퍼 유상훈의 손은 떠났지만 골망은 흔들리지 않았다. 골라인을 넘기 직전 고광민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최 감독은 윤주태 김민혁 몰리나 등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승점 1점이면 충분한 광저우는 수비라인을 두텁게 세웠다.
H조는 광저우를 제외한 3개팀이 대혼전이다. 승점 10점(3승1무1패)을 기록한 광저우는 H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승점 6점(1승3무1패)인 서울은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웨스턴 시드니(호주)에 2대1로 역전승한 가시마 앤트럴스(일본)가 승점 6점(2승3패)을 기록했다. 서울은 가시마에 승자승은 물론 골득실에서도 앞섰다. 웨스턴 시드니는 승점 5점(1승2무2패)에 머물며 최하위로 처졌다.
결국 남은 1장의 16강행 티켓은 어린이 날인 다음달 5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가려진다. 광저우가 웨스턴 시드니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가운데 서울은 가시마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슈퍼매치에서 '역사적인 대승'을 거둔 수원은 일본에서 또 한번 극장을 연출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수원은 이날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ACL 조별리그 G조 5차전에서 J리그의 강호 우라와 레즈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10을 기록한 수원은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G조 2위를 확보,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반면 우라와는 승점 1에 그치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수원은 후반 24분 즐라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주저앉지 않았다. 수원의 역전승을 이끈 주인공은 '캡틴' 염기훈, 그리고 교체 투입된 고차원과 카이오였다. 고차원이 후반 29분 헤딩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데 이어 후반 43분 카이오가 왼발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두 골 모두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서 시작됐다. 크로스의 주인공은 8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던 염기훈이었다. 염기훈은 이날 기록한 2골을 모두 도우며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9경기 동안 만들어낸 공격포인트가 무려 5골-8도움이다. 수원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