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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곽대장' 곽희주 수원 플레잉 코치(34)의 얼굴에는 미소가 넘친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했던가. 집으로 돌아오니 마음이 편하단다.
먼저 시계를 15개월 전으로 돌려봤다. 2013년 말, 수원과 곽희주의 이별이 공식화되자 수원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소문이 돌았다. 수원 구단이 '경영 효율화'로 인해 고액 연봉자인 곽희주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했다는 것.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곽희주가 이별과 복귀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수원을 떠나게 된 이유는 책임감이었다. 수원에서 주축 선수로 뛰었는데 팀이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고 책임감을 느꼈다. 어린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는 마음을 가르쳐주고 싶었고, 팀과 나 자신을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원은 2010년 FA컵 우승을 끝으로 2013년까지 단 한개의 우승컵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곽희주는 수원을 떠나며 왼팔에 수원의 엠블럼을 문신으로 새겼다. "힘들때마다 보면서 견디려고 새겼다. 몸은 밖에 있지만 수원을 마음에 담고 있었다." 곽희주는 일본(FC도쿄), 카타르(알 와크라)에서 2014년을 보냈다. 그러나 수원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 사랑이 그를 다시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로 이끌었다. 그는 "오랫동안 수원 팬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그동안 성적으로 못돌려드려서 죄송했다. 더 늦기 전에 우승으로 성원에 보답하려고 수원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올해 4살이 된 첫째 딸의 한 마디도 곽희주의 복귀 결정을 도왔다. "해외에서 혼자 생활하다 휴가 때 한국에 돌아왔는데 말을 못하던 첫째 딸이 이제 나와 대화를 하더라. 아이가 이렇게 크고 있는데 성장 과정을 보지 못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또 아빠가 일본에서 공차는 선수로 알고 있었다. 그 때 '내가 잘못했구나.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뛰는 자랑스러운 선수라는 걸 딸에게 기억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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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심은 곽희주의 복귀전에 쏠린다. 18일에 빅버드에서 열리는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완벽한 모습일 때 경기에 출전하는 게 팬과 구단에게 이로울 것이다.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마음은 당장 뛰고 싶지만 중요한건 개인이 아닌 팀 성적이다. 지금 어린 선수들이 잘 하고 있으니 아직은 때가 아니다." 곽희주의 마지막 공식 경기 출전은 지난해 10월 26일이었다. 알 와크라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6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곽희주는 수원 복귀 후 체력 훈련에 집중하다 최근 팀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곽희주의 복귀 예정 시점은 4월 말~5월 초다. 곽희주는 "많이 반겨주시는 만큼 기대에 충족할 수 있게 몸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때 복귀 시점을 잡겠다"고 덧붙였다. 은퇴에 대한 생각도 확고했다. 매 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올해 그라운드에서 잘 해야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갈 수 있다. 올시즌이 끝난 뒤 몸이 괜찮다고 생각되면 더 축구를 하고 싶다. 경기력이 안나오면 은퇴를 결심할 것이다. 올시즌이 아주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자신감은 여전했다. 20여일간 느낀 팀 분위기에서 우승 냄새도 맡았다. "목표는 챔피언이다. 선수들 사이에 신뢰가 느껴진다 올해 우승은 수원과 전북의 싸움이 될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