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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벌 완장' 꺼낸 염기훈 "슈퍼매치, 무조건 이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4-15 23:00 | 최종수정 2015-04-16 07:55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슈퍼매치'는 K리그의 꽃이다.

수원과 FC서울이 펼치는 90분의 드라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최고의 더비 중 하나다.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라운드 바깥에는 푸른 물결과 붉은 빛이 넘실거린다. 90분 간의 전투가 펼쳐지는 그라운드는 오직 승리라는 두 글자가 지배한다. 거친 플레이 뿐만 아니라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는 선수들의 자존심은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2015년 슈퍼매치의 첫 전장은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다. 수원과 FC서울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를 갖는다. 개막전 패배 뒤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 중인 수원, 초반 부진을 딛고 리그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중인 FC서울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안방에서 FC서울을 상대하는 수원의 부담감이 좀 더 클 수밖에 없다. 수원 주장 염기훈은 '북벌(北伐)'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청백적 완장을 차고 FC서울전에 나선다. 슈퍼매치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북벌 완장'은 수원 주장 만이 가질 수 있는 명예이자 책임이다.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3도움)를 써내려가고 있는 염기훈이 이번 FC서울전에 임하는 각오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염기훈의 머릿 속은 이미 슈퍼매치로 채워져 있다. "슈퍼매치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 뿐이다." 지난 시즌의 뼈저린 경험이 몸을 휘감고 있다. 수원은 지난해 FC서울과의 4차례 슈퍼매치서 1승3패로 열세를 보였다. 한때 맞대결 무패 행진을 달리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FC서울이 4번이나 수원 골문을 흔든 반면, 수원은 단 1골에 그쳤다. 특히 홈에서 가진 2차례 맞대결을 모두 영패로 패하는 수모를 겪으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염기훈은 "그동안 슈퍼매치에서 계속 이기다가 졌다. 대개 경기를 패하면 이튿날 훈련에서 선수들이 말이 없는데, 슈퍼매치 패배는 그런 모습이 더 오래 간다"며 "지난해 (패배)경험을 선수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슈퍼매치에서 패하면 타격이 크고 길게 이어진다. 홈에서 갖는 첫 슈퍼매치인 만큼 주장인 나부터 솔선수범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염기훈은 울산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되어 48분 간 활약했다. 최근 주중, 주말을 오가는 살인일정 속에 떨어진 체력을 보전하라는 서정원 감독의 배려였다. 슈퍼매치 승리를 위해 상승세의 염기훈을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염기훈은 "(울산전에서) 비긴 게 다행스러울 정도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한 템포 쉰 게 개인적으로 좋은 결과(공격포인트)를 얻은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늦게 합류를 했다. 프리킥에 욕심을 내고 싶어 훈련시간 뒤에도 따로 연습을 한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하나 둘 따르더라. 주장의 책임감과 무게를 느꼈다"며 "선수들이 오랜기간 함께 플레이를 하다보니 조직력이나 의욕이 강해지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이 매 경기 끈끈함으로 나타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의 상승세 속에 염기훈의 대표팀 복귀론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염기훈은 단호했다. "태극마크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팀이 먼저다.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그때문인지 초반 출발이 좋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망이 다른 시즌보다 강하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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