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매치'는 K리그의 꽃이다.
염기훈의 머릿 속은 이미 슈퍼매치로 채워져 있다. "슈퍼매치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 뿐이다." 지난 시즌의 뼈저린 경험이 몸을 휘감고 있다. 수원은 지난해 FC서울과의 4차례 슈퍼매치서 1승3패로 열세를 보였다. 한때 맞대결 무패 행진을 달리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FC서울이 4번이나 수원 골문을 흔든 반면, 수원은 단 1골에 그쳤다. 특히 홈에서 가진 2차례 맞대결을 모두 영패로 패하는 수모를 겪으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염기훈은 "그동안 슈퍼매치에서 계속 이기다가 졌다. 대개 경기를 패하면 이튿날 훈련에서 선수들이 말이 없는데, 슈퍼매치 패배는 그런 모습이 더 오래 간다"며 "지난해 (패배)경험을 선수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슈퍼매치에서 패하면 타격이 크고 길게 이어진다. 홈에서 갖는 첫 슈퍼매치인 만큼 주장인 나부터 솔선수범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염기훈은 울산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되어 48분 간 활약했다. 최근 주중, 주말을 오가는 살인일정 속에 떨어진 체력을 보전하라는 서정원 감독의 배려였다. 슈퍼매치 승리를 위해 상승세의 염기훈을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염기훈은 "(울산전에서) 비긴 게 다행스러울 정도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한 템포 쉰 게 개인적으로 좋은 결과(공격포인트)를 얻은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늦게 합류를 했다. 프리킥에 욕심을 내고 싶어 훈련시간 뒤에도 따로 연습을 한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하나 둘 따르더라. 주장의 책임감과 무게를 느꼈다"며 "선수들이 오랜기간 함께 플레이를 하다보니 조직력이나 의욕이 강해지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이 매 경기 끈끈함으로 나타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