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차두리 은퇴식' 바라보는 후배들의 마음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3-24 16:03 | 최종수정 2015-03-25 07:46


24일 오전 경기도 파주 NFC에서 A대표팀의 소집이 열렸다. A대표팀 손흥민이 입소하고 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슈틸리케호는 27일 우즈베키스탄, 31일 뉴질랜드와 각각 대전, 서울에서 맞붙는다.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다가오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성패를 가늠할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파주=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대선배의 마지막 경기에 모두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유종의 미'를 위한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27일·대전W), 뉴질랜드(31일·서울W)와의 3월 A매치 2연전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의 은퇴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 선수의 국가대표 은퇴식을 개최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경기장 은퇴행사는 2013년 11월 이영표(KBS 해설위원)의 은퇴식이었다.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차두리는 75경기 출전, 4골을 터트렸다. 국가대표 은퇴식을 거행할 수 있는 자격조건을 갖췄다. 꽃다발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이 관행이다. 하지만 차두리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배려 속에 마지막으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뉴질랜드전에서 그라운드를 누빈다. 차두리는 전반을 출전한 후 하프타임에 태극마크와 이별한다.

A매치 2연전을 위해 24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한 후배들은 '두리형 은퇴식'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구자철(26·마인츠)은 "한국 축구의 역사를 이룬 대선배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마지막 경기인만큼 선수들이 잘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개인적으로 두리형과 아시안컵뿐만 아니라 여러 경기를 많이 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시안컵을 함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은퇴경기 함께하는 것이 큰 의미다"고 했다. 남태희(24·레퀴야)는 "두리형과 아시안컵을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막상 두리형의 은퇴식이 열리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23·레버쿠젠)은 차두리와의 의리를 과시했다. 차출을 반대하는 레버쿠젠을 설득하는 열정을 보였다. 손흥민은 평소 '삼촌'이라고 할만큼 차두리와 같한 사이다. 독일 사정에 능통한 차두리는 손흥민을 위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레버쿠젠은 '에이스' 손흥민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이번 평가전 차출을 반대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대표팀 차출을 구단에서 반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두리형 은퇴식이라 반드시 가야한다고 구단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된 일정때문에 피곤한 것은 있다"며 "그러나 평소 절친한 두리형의 은퇴식인 만큼 반드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구단도 이를 이해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런 차두리의 마지막을 보고 울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손흥민은 "이제 울면 안된다. 많이 울었다. 두리형 은퇴식은 좋은 자리다. 지면 모르겠지만 웃으면서 보내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차두리의 마지막을 위한 특별한 선물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셀틱에서 2년간 차두리와 '기-차듀오'로 활약했던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선수들이 은퇴식에서 어떤 점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선수들과 얘기를 나눌 계획이다. 두리형이 아시안컵서도 어린 선수들 위해 잘 해줘서 뜻깊은 경기가 되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했다. 특별한 선물은 뉴질랜드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지 이벤트일 뿐이다. 은퇴 경기인 만큼 최고의 선물은 역시 승리다. 후배들이 이번 평가전에 대한 승리를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흥민은 "최고의 선물은 이기는거다. 선수들끼리 애기한 것은 없다. 그때 상황에 맞춰 이벤트 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경기다. 이벤트 매치가 아니다. 이긴 후 축하하고 누릴 수 있도록 경기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