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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욕, 필승, 골' W 시드니 맞이하는 서울의 키워드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3-17 16:27 | 최종수정 2015-03-18 07:38


최용수 감독. 사진제공=FC서울

아픔은 컸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상대였다. 얕본 것이 문제였다. 설욕을 다짐했다.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5개월만에 맞붙는다. 승리만을 바라고 있다.

FC서울이 18일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3차전을 치른다. 서울로서는 꼭 승리를 해야만 한다.

첫번째 이유는 설욕이다. 서울은 지난 시즌 ACL에서 승승장구했다. F조에서 3승2무1패를 기록하며 조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2승을 거뒀다. 8강 상대는 포항 스틸러스였다. 혈전을 펼쳤다. 1, 2차전 180분동안 0대0으로 비겼다. 연장전 30분을 겨뤘지만 양 팀 모두 득점은 없었다. 승부차기 끝에 서울이 3-0으로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4강 상대가 웨스턴 시드니였다. 두려워할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2012년 창단한 신생팀이었다. 8강에서 아시아 최강인 광저우 헝다를 눌렀다. 하지만 웨스턴 시드니가 잘한 것은 아니었다. 광저우 헝다가 자멸했다. 준결승전을 치르기 전 이미 서울의 눈은 결승을 향해 있었다.

아쉬움이 컸다. 9월 17일 1차전 홈경기에서 서울은 웨스턴 시드니를 압도했다. 문제는 골결정력이었다. 무수한 슈팅을 날렸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0대0으로 비겼다. 10월 1일 2차전 원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웨스턴 시드니의 역습에 말리며 0대2로 졌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웨스턴 시드니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결승전에서 1승1무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로부터 5개월, 그 때의 기억은 양 팀을 관통하고 있었다. 물론 그 의미는 서로 달랐다. 토니 포포비치 웨스턴 시드니 감독은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에 다시 와서 기쁘다. 작년 ACL 4강에서 서울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던 좋은 기억이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에게는 아픈 기억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해 실패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준비를 잘해서 원하는 결과(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받은만큼 되돌려 주고 싶다"며 "이번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과감하고 적극성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으로 경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두번째 이유는 16강 진출이다. 서울과 웨스턴 시드니가 속한 H조는 죽음의 조다. 중국 최강 광저우 헝다, 일본의 복병 가시마 앤틀러스와 함께 있다. 실력은 비등비등하다. 서로를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서울과 웨스턴 시드니 모두 1승1패(승점 3)를 기록했다. 웨스턴 시드니가 골득실에서 앞서 2위에 올라있다. 조 1위는 2승을 거둔 광저우 헝다다. 서울이나 웨스턴 시드니 모두에게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여기에서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에 한 발 앞설 수 있다. 여기에 서울은 ACL 조별리그 3차례 홈경기 가운데 2번째 경기다. 홈에서는 모두 승리해야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최 감독은 "홈에서는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4차전 웨스턴 시드니 원정을 갔을 때 유리하다"고 했다. 이어 "내일 홈경기에서는 이기는 경기를 해서 유리한 상황을 만든 뒤 시드니로 가는 게 최우선이다"고 덧붙였다.

결국 관건은 골이다. 최근 서울은 공격 부진에 빠졌다. 2월 25일 광저우 헝다와의 ACL 1차전에서 0대1 패배를 시작으로 14일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까지 4경기에서 단 2골만을 넣는데 그쳤다. 특히 전북과의 경기에서는 8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단 1개만 성공시켰다. 골결정력이 조금만 더 날카로웠어도 전북을 잡을 수 있었다. 최 감독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 웨스턴 시드니의 수비는 높이와 힘을 갖췄다. 이를 역이용해야 한다.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공격수 윤일록 역시 "공격수다보니까 경기장에서 꼭 득점을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득점을 다짐했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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