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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임신한 한혜진에 '젖병 세리머니', 맨유는 또 당했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2-22 16:12 | 최종수정 2015-02-23 07:11


기성용. ⓒAFPBBNews = News1

스완지시티 '중원의 핵' 기성용(26)이 '맨유 킬러'로 거듭났다. 겹경사였다. 기성용은 맨유를 무너뜨린 득점포를 가동함과 동시에 '성용 주니어'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예비 아빠' 기성용의 '젖병' 세리머니는 아내인 배우 한혜진씨(34)를 위한 사랑의 세레나데였다. 그에게는 더욱 특별한 하루였다. 시즌 5호골을 기록한 기성용은 팀내 최다 득점자로 등극했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던 '레전드' 박지성(은퇴)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기성용의 'EPL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맨유 킬러'가 되다

기성용은 22일(한국시각) 영국 스완지의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26라운드에서 시즌 5호골을 뽑아냈다. 0-1로 뒤진 전반 30분, 기성용은 왼측면에서 존조 셸비가 올린 크로스를 왼발만 살짝 갖다 대 방향을 틀었다. 기성용의 발을 떠난 볼은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인 데헤아를 지나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스완지시티는 맨유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맨유전 득점은 시즌 5호골이었다.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기성용은 EPL에서 '코리안리거 시대'를 연 박지성의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활약하던 2006~2007시즌, 2010~2011시즌에 두 차례 리그에서 5골을 기록했다. 기성용이 앞으로 골을 추가할 경우 한국인 EPL 한 시즌 리그 최다골의 주인공이 된다. 또 기성용은 공격형 미드필더 시구르드손(4골)을 제치고 팀내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섰다. 5호골의 상대가 맨유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기성용은 2014~2015시즌 EPL 개막전에서 맨유를 상대로 '개막 축포'를 터트렸다. 원정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득점으로 스완지시티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던 기성용은 안방에서 똑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맨유 킬러'로 거듭났다. 기성용 개인적으로는 맨유전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선덜랜드에 임대돼 맨유와의 리그컵 4강 1,2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1도움을 기록했다. 선덜랜드는 1승1무로 맨유를 꺾고 리그컵 결승에 진출했다. 올 시즌 스완지시티에서 거둔 2승까지 더하면 기성용은 최근 맨유전 4경기에서 3승1무, 2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맨유가 기성용에게 또 당했다. 루이스 판 할 맨유 감독은 기성용의 동점골에 대해 "맨유에는 끔찍한 상황이었다. 셸비의 크로스가 좋았고 기성용은 맨유 선수들보다 빨랐다"며 아쉬워했다.


'젖병' 세리머니와 '성용 주니어'

호주아시안컵 등 잇따른 강행군에 지쳤던 기성용이 맨유전에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비결은 '휴식', 그리고 '성용 주니어'였다. 몽크 감독은 지난 12일 웨스트브롬위치전을 끝낸 뒤 선수단에게 5일간 휴가를 줬다. 맨유전까지 10일간 경기가 없었기에 가능했던 시즌 중 휴가였다. 꿀맛 같았다. 기성용은 휴가 중 독일에 다녀왔다. '절친' 구자철(마인츠)을 만났다. 독일에서 구자철, 박주호(마인츠)의 경기를 보며 휴가를 보낸 그는 영국으로 돌아와 맨유전을 준비했다. 컨디션도, 체력도 좋았다. 결국 기성용은 맨유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손가락을 입에 무는 '젖병' 세리머니로 임신 소식을 알렸다. '젓병' 세리머니는 축구 선수들이 아내의 임신 혹은 주니어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기성용 역시 아빠가 됐음을 세리머니로 알렸다. 기성용의 측근은 "한혜진이 임신한 게 맞다. 지난 1월 초에 국내에 들어와 태교와 건강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7월 백년가약을 한지 1년 6개월여만의 결실이다. 손가락을 입에 문 기성용의 표정은 유독 밝았다. 전세계 축구팬의 주목을 받는 맨유를 상대로 '성용 주니어'의 소식을 알린 '예비 아빠'의 흐뭇한 미소였다.


영국의 언론 데일리메일(위)과 유럽축구통계사인트 후스코어닷컴(아래)이 공개한 기성용의 히트맵.
공격 본능으로 연 전성시대

올 시즌 공격 본능이 완전히 깨어났다. 전술 변화 덕분이다. 기성용은 22일 스완지시티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내 (새로운) 역할에 적응해야 했다. 볼을 잡았을 때 득점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게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득점이 필요한 경우 경기 중 기성용을 공격수로 변신시켰다.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3일 열린 QPR전에서 기성용은 왼측면 공격수로 변신,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호주아시안컵 이후 3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맨유와의 경기 전부터 몽크 감독은 승리를 노렸다. '승리의 키'로 기성용을 택했다. 공격 가담을 적극 주문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시작한 기성용은 공수 조율에 치중했다. 그러나 첫 실점 이후 기성용은 전진 배치돼,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의 임무를 동시에 소화했다. 측면에서 패스를 찔러 주거나, 맨유의 문전까지 침투해 득점을 노렸다. '3단 변신'이었다. 호주아시안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공격형 미드필더→측면 공격수로 변신했던 모습과 같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몽크 감독 모두 '기성용 시프트'를 적절하게 사용, 재미를 보고 있다. 이제 몽크 감독에게 기성용의 공격수 변신은 깜짝 카드가 아닌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자리잡게 됐다. 패싱 능력, 볼 키핑, 수비력, 제공권에 이제 득점력까지 갖추며 완벽한 미드필더로 거듭난 기성용이 EPL에서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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