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일전을 하루 앞두고 "역대급으로 땀을 흘렸다. 내일 경기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서울은 지난해 극적으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해 ACL 티켓 0.5장을 거머쥐었다. 0.5장이 1장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은 H조에 포진한다. 운명은 사납다. 역대급 '죽음의 조'다. H조에는 ACL 영원한 우승후보 광저우 헝다(중국)와 지난해 ACL을 제패한 웨스턴시드니(호주)가 위치해 있다. 가시마 앤틀러스(일본)도 복병이다.
서울은 2013년는 광저우 헝다와 결승전에서 만나 눈물을 흘렸고, 지난해에는 웨스턴시드니와 4강전에서 만나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서울은 올시즌 ACL 조별리그에서 설욕을 노리고 있다. 서울은 25일 원정에서 광저우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광저우는 이탈리아 출신의 리피 감독이 '애제자' 칸나바로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최 감독은 현역 시절인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칸나바로 감독과 대결했다. 당시 이탈리아가 2대1로 승리,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탈리아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 감독은 "(칸나바로 감독은) 나를 마크를 했던 선수다. 리피 감독이 바통터치를 센 사람과 했다. 당시 칸나바로와 경기 중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며 웃은 후 "이제 상대 감독으로 나타났다. 인생은 돌고 돈다. 과거의 관계를 떠나서 K리그를 대표하는 자부심을 갖고 맞붙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럼 7골이 터진 비결은 뭘까. 업그레이드 된 최용수 축구의 화려한 변신이었다. 2011년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매시즌 옷을 갈아입었다. 2012년 우승의 근간은 4-3-3 시스템이었다. 2013년에는 '무공해(무조건 공격) 축구'로 꽃을 피웠다. 4-4-2, 4-2-3-1 시스템으로 변화무쌍한 전술을 펼쳤다. 2014년에는 스리백을 내세웠다. 수비축구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새로운 축구를 펼쳐보이고 싶다는 그의 열망이 그라운드에 투영됐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팬들의 눈높이는 역시 화끈한 공격축구였다.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올해 다시 포백으로 회귀했다. 성적보다는 공격 축구가 우선이라고 했다. 현실이었다. 4-4-2 시스템으로 무장한 서울의 공격축구가 부활했다. 상대에게 관용은 없었다. 전반 17분 윤일록의 득점포로 '골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에벨톤→정조국→에스쿠데로→정조국→이석현→고명진이 릴레이골을 터트렸다. 전반에 4골, 후반에 3골이 터졌다.
최 감독은 "팀의 전체적인 변화 콘셉트가 그 위치에서 재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먼저 공격의식을 갖자는 약속을 했다. 볼을 가졌을 때의 생각과 없을 때 다음 상황에 대한 생각을 통해 연동적인 움직임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56경기 중에 이제 한 경기가 지났을 뿐이다. 오늘이 전부가 아니다. 다음 경기에서 연속성을 갖고 유지하느냐에 따라 진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