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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구단주의 간절한 전화, 도전 택한 이청용 미래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2-04 06:53


이청용(왼쪽). ⓒAFPBBNews = News1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각)이었다. 이청용(27)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탈 팰리스 입단 동의서에 사인하기 직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필 가트사이드 볼턴 회장이었다. 가트사이드 회장은 마지막까지 이청용이 돌아올 수 있는 문을 열어뒀다. 이청용의 에이전트 루카 바셰리니는 이청용에게 가트사이드 회장의 절실함을 전했다. 그러나 이청용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크리스탈 팰리스행을 택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볼턴은 이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청용의 이적과 영입을 동시에 발표했다.

이청용에겐 '도전'이었다. 한 팀에 너무 오래 머물다보면 긴장감이 풀어지게 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청용은 2009년 8월 FC서울을 떠나 볼턴 유니폼을 입었다. 벌써 6년째 볼턴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볼턴을 떠나야 하는 이청용의 마음은 좋지 않았다. 그 동안 볼턴에서 자신을 간판 스타로 대우해줬기 때문이다. 볼턴에서 물이 오르던 2011년 7월, 한 시즌을 거의 통째로 쉬어야 하는 부상으로 이적이 무산되면서 볼턴에 높은 이적료를 챙겨주지 못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식 제안은 1월부터 들어왔다. 이렇게 겨울 유럽 이적시장의 문이 닫히는 날에서야 이적 결정이 난 이유는 이적료 협상때문이었다. 볼턴이 요구한 100만파운드(약 16억원)~150만파운드(약 24억원) 이적료를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흐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크리스탈 팰리스 지휘봉을 잡은 알란 파듀 감독이 예전부터 지켜보던 이청용 영입을 적극적으로 구단에 요청했다고 한다. 한 팀의 간판 선수를 다른 팀 감독이 원했다는 것은 향후 미래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청용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어떻게 활용될까. 이청용은 볼턴에서 양쪽 윙어와 섀도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수행했다. 2선 공격의 어느 포지션에서도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파듀 감독이 가동하는 4-2-3-1, 4-1-4-1 전술에서 살펴보면, 오른쪽 측면에선 제이슨 펀천(29)과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왼발잡이인 펀천은 반대발 윙어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 3골-4도움을 기록 중이다.

섀도 스트라이커 또는 중앙 미드필더 임무를 맡게 되면, 주전 경쟁은 조금 더 쉬워질 전망이다. 스코틀랜드 출신 제임스 맥아더(28)가 주전 자원으로 중용되고 있다. 결국 또 다른 스코틀랜드 출신의 배리 배넌(26)과 포지션 경쟁을 해야 한다. 프랑스 출신 아들렌 게디우라(30)은 주로 후반 교체자원으로 투입된다. 이청용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 포지션에선 야닉 볼라시에(26)를 넘어야 한다. 볼라시에는 흑인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로 측면을 파괴한다. 이번 시즌 1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관건은 이청용의 몸 상태다. 이청용은 지난달 10일 오만과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른정강이와 발목 사이 실금 부상을 했다. 실금이라도 골절로 판명돼 최대 6주까지 재활을 해야 했다. 이제 2주가 남았다. 2주 뒤면 공 훈련에 돌입할 수 있다. 이청용의 크리스탈 팰리스 데뷔전은 빠르면 이번달 28일 웨스트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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