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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와 장난' 한교원 맞이하는 전북 표정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2-02 15:38


두바이 공항에 도착한 한교원. 사진제공=전북현대

축하가 쇄도했다. 장난도 섞여 있었지만 애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축하와 장난. 한교원을 맞이하는 전북 선수들만의 환영방식이었다.

한교원은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끝내고 1일 아침 바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향했다.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서울로 가고 싶었다. 인천공항에서는 대대적인 환영식이 있었다. 그럴 수 없었다. 전북의 동계전지훈련에 합류해야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두바이까지 혼자 비행기에 올랐다.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이동하려니 막상 떨렸다. 한교원은 "아시안컵보다 더 떨리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용기를 내 공항으로 향했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두바이까지 가는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을 끊어주었다. 1일 오후 편안하게 두바이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이날 선수단은 휴식을 취했다. 쇼핑을 가거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외출하지 않은 선수들은 각자의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

한교원이 선수단과 만난 것은 저녁이었다. 현대자동차 아프리카중동본부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숙소 로비 집결시간은 6시였다. 로비에 나가니 선수들이 다 기다리고 있었다. 저마다 "어이~ 축하해"라며 인사를 건넸다. '아시안컵 준우승 기를 받아보자'며 와락 끌어안는 선수도 있었다. 이상협은 한교원의 엉덩이를 걷어차면서 "동계훈련 다 빼먹고 오니 좋으냐"며 장난을 걸었다. 물론 "축하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때리는 선수나 맞는 선수나 웃음꽃이 피었다. 한교원은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한 턱 쏘기로 선수들과 약속했다.

환영식이 끝나자 전북 선수들은 일제히 윌킨슨을 찾았다. 윌킨슨은 호주 대표로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중국과의 8강전에서도 뛰었다. 호주 우승에 힘을 보탰다. 윌킨슨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우승 축하는 둘째 문제였다. 윌킨슨은 1월 31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가 한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자 활짝 웃으며 뛰어다녔다. 하필 그 모습이 TV카메라에 잡혔다. 전북 선수들은 "너무 좋아하는 거 같더라. 오면 가만 두지 않겠다"며 웃었다. 윌킨슨이 오면 엉덩이를 걷어차 주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윌킨슨은 두바이로 오지 않는다. 윌킨슨은 휴가를 가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그는 호주 대표로 참가했다. 2014년 시즌이 끝나자마자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전북 코칭스태프는 윌킨슨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호주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0일 전주로 곧바로 온다.
두바이(UAE)=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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