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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난 그에게 축구는 운명이었다. 아버지의 존재는 늘 특별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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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다섯 차두리의 국가대표 여정이 마감됐다. 그는 31일(이하 한국시각)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을 끝으로 태극마크와 작별했다.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을 소화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 폭발적인 오버래핑…, 기량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한국 축구의 건재를 몸으로 시위했다. 아쉬움은 두가지였다. 1대2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의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였다.
'나의 마지막 축구여행은 끝이 났다! 비록 원하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너무나 열심히 뛰어준 사랑스러운 후배들에게 무한 감사를 보낸다. 나는 정말 행복한 축구선수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파이팅.' 국가대표 차두리가 호주에서 남긴 마지막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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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은 세 번째 무대였다.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그는 A매치 75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공격수에서 시작한 그의 축구 인생은 수비수로 마감했다. 호주와의 결승전 후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대표팀에서 다시 뛰지 않는다. 우리가 얼마나 어려운 팀인가를 보여준 것 같다. 졌지만 충분히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국가대표로선 황혼이지만 그의 축구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시즌 FC서울 유니폼을 뛰고 1년 더 뛴다. 과연 또 다른 반전의 미래가 열릴 수 있을까. 그랬으면 하는 바람도 공존한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2년 전 은퇴와 현역의 경계에 섰던 차두리를 K리그로 인도했다. 그는 지난해 차두리가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에 실패하자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두리의 이름이 오를 수 있도록 응원해주길 바란다. 두리의 축구 인생은 소설 같은 스토리다. 앞으로 더 큰 한국 축구의 중심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차두리는 소설 같은 '서른 다섯 축구 스토리'를 품에 안고 있다. 그의 역사는 계속된다. 계속돼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