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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제주 전지훈련에선 다소 냉정한 모습이었다.
차두리의 화두는 '마지막'이다. 반전은 없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이 막을 내리면 예정대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전망이다. 팬들은 원성이 높다. 아직 충분히 더 뛸 수 있는 것 같은데 왜 벌써 은퇴하냐는 얘기다. "고참은 경기력이 안되면 결국 팀에는 짐이다.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차두리의 소신이다. 경기력은 아직 충분하다. 그래서 팬들도 아쉬워하고 있다. 선발이든, 교체든 제 몫 이상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선 60m 폭풍 드리블로 또 다시 '이슈메이커'가 됐다. 다만, 차두리에게 중요한건 회복이다. 90분을 뛰어도, 120분을 뛰어도 자고 나면 다음 날 쌩쌩하던 때와 다르다. 그나마 다행인건 팬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화두는 '마지막의 시작'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자신의 지도자 인생의 종착역으로 생각하고 있으신 것 같다"며 귀띔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26일 이라크전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 축구인생의 커리어로 봤을 때 말년"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지난해 10월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번째 메이저대회지만, 마지막을 위한 시작이기도 한 셈이다.
마지막을 코앞에 둔 차두리, 마지막의 시작인 슈틸리케 감독. 둘의 마음이 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