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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亞컵]손흥민, 밀집수비 속 장점 살릴 전략 필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11 06:56



손흥민(23·레버쿠젠)은 오만의 밀집수비에 혀를 내둘렀다. 실전은 달랐다. 말로만 듣고 비디오 영상으로 보고 생각했던 것과는 천양지차였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각) 오만전에서 밀집수비에 고전했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6분 기성용의 40m라지 크로스를 오른발로 컨트롤한 후 감각적인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 44분에는 무회전 프리킥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알 합시의 선방에 골을 터트리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특유의 폭발적인 플레이는 연출되지 않았다. 관심이 커진 만큼 상대팀들의 견제가 심해졌다. 오만은 5백을 가동하며 밀집수비를 펼쳤다. 공간이 없었다. 손흥민은 공간이 열리지 않으면서 한계를 보였다. 그는 스피드와 반박자 빠른 슈팅이 강점이다. 공간이 있어야 빛을 발한다. 상대 수비수들은 손흥민에게 달라붙었다.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2중 3중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2~3차례의 슈팅은 수비벽에 가로막했다. 손흥민은 공간이 열려도 지나친 욕심보다는 동료를 이용한 패스플레이로 공격을 전개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오만의 밀집수비 격파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오다보니 득점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가 못했다기보다는, 얘기로 하는 것과 실제 경기는 다랐다. 첫 골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회를 못 살린 것은 아쉽지만 상대 수비를 뚫는게 어려웠다"고 했다.

더불어 "상대가 나만 압박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만 선수들 자체가 밑에 있다보니 슛을 쏠 공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골대를 맞히거나 좋은 기회를 잡는 등 좋은 면도 있었다. 앞으로 이런 기회들을 잘 풀어갈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내가 배워갈 부분이 있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적잖이 당황할 만도 하다. 오만전을 통해 사실상 밀집수비를 처음 경험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밀집수비 격파 노하우가 있을리 없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레버쿠젠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막기 위해 다소 수비에 중점을 두는 팀들도 있지만, 흔치 않다. 공격 축구를 지양하면, 팬들에게 먼저 야유를 받는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선 대부분의 팀이 레버쿠젠보다 강팀이다. 이런 팀들이 밀집수비를 할 필요가 없다.

쿠웨이트도 오만과 마찬가지로 밀집수비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쿠웨이트는 9일 호주와의 1차전에서 1대2로 뒤지고 있음에도 밀집수비로 대응했다. 더 많은 골을 허용하지 않고, 최소한 비겨보자는 전략이다. 손흥민은 좀 더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 부분 전술,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분데스리가의 득점 장면을 만들어내야 한다.

조급함과 부담감도 떨쳐버려야 한다. 손흥민은 "그는 "모처럼 국제대회에 나섰다. 또 1차전이라서 어려웠다. 쉬운 플레이를 하려고 했지만, 다소 조급했던 것 같다.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또 "사실 오만은 잃을 게 없는 팀이다. 져도 그만이다. 쿠웨이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반면, 우리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우린 지면 많은 것을 잃는다. 그런 점이 부담됐다"고 했다.

캔버라(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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