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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득점왕'의 화두는 '부활'이었다.
하지만 예상이 깨졌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10일 오만전에 구자철을 선발로 중용했다. 부활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반드시 뭔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구자철은 경기 초반부터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의욕적으로 포어 체킹(전방 압박)을 가했고, 공수 연결 고리 역할도 수행했다. 미드필드로 내려와 공을 잡고 공격을 풀어주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킬러 본능'도 살아나는 듯했다. 전반 5분 아크 서클 왼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날렸다. 오만 골키퍼 알 합시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그에게는 한 방이 있었다. 부활의 열쇠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조영철의 득점을 도왔다. 역습 상황에서 날린 왼발 슛이 알 합시 골키퍼의 맞고 흐른 볼을 쇄도하던 조영철이 넘어지면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초반에도 번쩍했다. 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박주호의 크로스를 쇄도하며 헤딩으로 골문을 노렸다. 이번에도 알 합시 골키퍼에 막혔다. 구자철이 80% 이상 만들어준 슈팅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구자철의 활약에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구자철은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으로 부활했다. 구자철 축구인생의 두 번째 아시안컵은 이제 막을 올렸다.
캔버라(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