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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새 중심 김은선의 새해 키워드 '우승-콧수염'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1-01 07:57



수원 삼성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은선(27)은 수원 팬들이 뽑은 2014년 MVP에 선정됐다. 시대가 만든 수원의 스타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언성 히어로' 김은선의 플레이는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웠던 과거의 수원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긴축 경영으로 끈끈한 조직력 축구로 거듭나야만 했던 수원의 변화가 김은선의 헌신에 빛을 밝혀 주게 됐다. 2014년 수원에서의 첫 시즌, 단숨에 팬들의 눈도장을 받은 김은선은 수원의 미래로 거듭났다. 올 시즌 활약에 꿈에 그리던 첫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올해, 그는 구름 위를 걸었다. 그러나 12월 29일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 그는 어느새 2014년을 잊었다. 2015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의 꿈을 위해서다.

최고의 한해? 'No'

2011년 광주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올 시즌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 입성했다. 광주에서 활약하던 시절, 공수에서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하던 모습을 서정원 수원 감독이 눈여겨봤다. 팬들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김은선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챌린지 출신 선수였다. 단 한시즌만에 그의 위상은 달라졌다. 올시즌 37경기에 출전 3골을 기록하며 수원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최고의 한 해일 것 같았다. 하지만 김은선의 대답은 달랐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최고의 한 해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고가 아니었다. 팀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체력도 부족했다."

올시즌 수원이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이적 후 첫 시즌 활약에 합격점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그는 "수원같은 큰 구단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가족같은 분위기라 빨리 적응했다. 팬들도 많이 좋아해주셨다. 나는 광주에서 하던대로 플레이 했을 뿐인다. 내가 올해 더 잘했다기보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들을 팬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수원에 이런 유형의 선수가 많이 없었던 덕분인 것 같다"면서 "항상 목표로 정했던 대표팀에도 다녀왔다. 늦게나마 대표팀 발탁의 길이 열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우승과 콧수염 그리고 입대

새해를 바라보는 그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단어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클래식 우승과 입대다. 만 27세인 그는 12월에 군복무를 위해 잠시 수원을 떠나야 한다. 그래서 올 시즌 준비를 위해 더욱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당연히 2015년 목표는 클래식 우승이다. 우승을 꼭 이뤄내고 군대에 간다면 나에게도 큰 의미가 될 것 같다. 대학 진학 이후 우승의 기쁨을 한 번도 누려보지 못했다. 유럽 리그에서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면 내 가슴이 벅찰 정도다. 그런 날이 2015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항상 상상했던 그림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는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을 과감히 정리할 예정이다. "대학때부터 계속 콧수염을 길러왔다. 지금까지 세 번 자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른 게 광주에서 경기가 안될 때였다. 어차피 입대하면 콧수염을 잘라야 하니, 이왕이면 우승을 한 뒤 콧수염 면도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화성=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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