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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쉽다. 하지만 성격상 지나간 일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에 실패한 차두리(34·서울)의 '쿨'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만감이 교차했다. 태극마크와는 이대로 이별일까. 사실 미래를 점칠 순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호주아시안컵 최종엔트리를 공개했다. 차두리가 승선했다. 대표선수로 마지막 문이 열렸다. 서른 넷 차두리는 단연 팀내 최고참이다. 막내인 손흥민(22·레버쿠젠)과는 띠동갑이다.
"고참은 경기력이 안되면 결국 팀에는 짐이다.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차두리는 이견이 없는 주전 오른쪽 윙백이다. 풍부한 경험과 폭발적인 오버래핑이 최고의 무기다. 경기력뿐이 아니다. 팀의 구심점이다. 해맑은 미소는 세월을 잊었다. 후배들과의 경계는 없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 이청용(26·볼턴) 등과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후배다. 지난해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국내파와도 벽이 없다.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다.
차두리는 2004년 중국, 2011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3번째 아시안컵 무대에 선다. 그가 꿈꾸는 유종의 미는 우승이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한다. 나도 두 차례 나가봤는데 한국이 우승 전력임을 느낀다. 마지막이기 때문에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태극전사 차두리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