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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시안컵 차두리가 꿈꾸는 마지막 무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2-23 17:05 | 최종수정 2014-12-24 07:36


14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구장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과 코스타리카의 평가전이 열렸다. 한국 차두리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0.14.

"물론 아쉽다. 하지만 성격상 지나간 일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에 실패한 차두리(34·서울)의 '쿨'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만감이 교차했다. 태극마크와는 이대로 이별일까. 사실 미래를 점칠 순 없었다.

그는 브라질월드컵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다행히 끝이 아니었다. 9월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1년 11월 15일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이후 2년 9개월만의 승선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그의 존재감은 더 빛났다. 10월과 11월 A매치에 잇따라 발탁됐다. 그리고 그는 마침표를 선언했다. 호주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결정했다.

슈틸리케호는 15일 제주에서 비시즌인 K-리거, 일본, 중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소집, 일주일간 훈련을 실시했다. 최종엔트리(23명) 확정에 앞서 마지막 '옥석가리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훈련에 앞서 '차두리 카드'를 백분활용했다. "이번 전지훈련 참가가 차두리에게 아시안컵 출전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차두리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위해 뛰어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가 이번 전훈을 통해 아시안컵에서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호주아시안컵 최종엔트리를 공개했다. 차두리가 승선했다. 대표선수로 마지막 문이 열렸다. 서른 넷 차두리는 단연 팀내 최고참이다. 막내인 손흥민(22·레버쿠젠)과는 띠동갑이다.

"고참은 경기력이 안되면 결국 팀에는 짐이다.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차두리는 이견이 없는 주전 오른쪽 윙백이다. 풍부한 경험과 폭발적인 오버래핑이 최고의 무기다. 경기력뿐이 아니다. 팀의 구심점이다. 해맑은 미소는 세월을 잊었다. 후배들과의 경계는 없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 이청용(26·볼턴) 등과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후배다. 지난해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국내파와도 벽이 없다.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다.

호주아시안컵은 내년 1월 9일 개막된다. 슈틸리케호는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선 1956년, 1960년 1, 2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차두리는 2004년 중국, 2011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3번째 아시안컵 무대에 선다. 그가 꿈꾸는 유종의 미는 우승이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한다. 나도 두 차례 나가봤는데 한국이 우승 전력임을 느낀다. 마지막이기 때문에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태극전사 차두리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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