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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 연습경기 '펄펄', 슈틸리케호 타깃맨 고민 풀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2-21 14:22


◇이정협(가운데)이 21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A대표팀 자체 연습경기 청룡-백호 간의 맞대결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드리블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골 욕심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욕심을 키워야 할 것 같다."

배고픈 제자는 스승의 마음을 흔들어놓길 원했다.

팬들에게 상주 공격수 이정협(23)은 여전히 생소한 이름이다. 부산 시절 '이정기'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 선수는 '개명'으로 제2의 축구인생을 펼쳐 보이고자 했고,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으면서 비로소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슈틸리케 감독이 5번이나 지켜보고 뽑은 선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모인 대표팀의 무한경쟁 속에서 '이타적인' 이정협이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정협은 "박건하 코치가 '공격수는 골문 앞에서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며 "이제까지의 플레이 스타일은 잠시 지우기로 했다. 골 욕심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슈틸 기회가 오면 확실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백호'팀의 지휘봉을 잡은 박 코치는 이정협을 원톱 자리에 세우면서 조언의 효과를 보고자 했다.

21일 서귀포 강창학종합운동장에서 선을 보인 이정협은 '이기적인' 공격수였다. 골문 앞에서 망설임 없이 슈팅을 시도하면서 태극마크를 향한 간절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전반 18분 상대 수비수가 미처 걷어내지 못한 볼이 골문 왼쪽으로 흐르자 쇄도하면서 기어이 머리를 갖다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지키던 청룡팀의 골문을 열었다. 장기였던 '이타심'도 살아 있었다. 상대 수비진과 몸싸움에 주저하지 않으면서 동료들에게 찬스를 열어주는 포스트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종횡무진 했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잇단 부상으로 고심이 깊은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선 이정협의 플레이에 주목할 만했다.

이정협은 경기 후 "전지훈련 전 준비를 잘 못하고 와 걱정이 많았는데, 부상없이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 웃으면서도 긴장감이 흘렀다"며 "재미있게 훈련을 하려고 했고, 그러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1주일 간의 훈련 성과를 평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최종명단을 발표한다. '깜짝 발탁'을 시사한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 탓에 기대감이 커졌다. 자체 연습경기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정협도 기대감을 품을 만했다. 이에 대해 이정협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다시 기회가 온다면 이 자리(A대표팀)에 꼭 돌아오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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