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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가 숨긴 430페이지 보고서, 무엇이 있을까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11-18 08:26


ⓒAFPBBNews = News1

도대체 무엇이 담겨있을까. 도저히 열어서는 안될 판도라의 상자일까.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42페이지짜리 보고서가 세계 축구계 핫이슈가 되고 있다. FIFA는 2018년 월드컵과 2022년 월드컵 본선 개최지 선정과정에서의 비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FIFA는 '개최지를 다시 선정해야 할 만큼의 큰 문제가 없었다. 일부 정직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개최지를 재선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42페이지짜리 보고서 압축본만을 발표했다.

하지만 반발은 거세다. 조사를 담당했던 마이클 가르시아 조사관은 "2년간 75명을 만나고 20만건의 서면자료를 첨부해 430페이지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이 일었다. 볼프강 니어스바흐 독일축구협회장은 "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비리 의혹을 FIFA가 완전히 없애야 한다.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라"고 했다. 크렉 다이크 FA 회장 역시 "원본을 발표하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다이크 회장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말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외신들은 대부분 선정과정에서 FIFA집행위원들에게 뇌물이 전해졌거나 어떠한 형태로든지간에 보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미 공개된 보고서에서는 유치 후보국들이 각종 금품을 건넨 것으로 적혀있다. 2010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평가전은 카타르가 아르헨티나축구협회에 돈을 주려는 행사였다고 지적했다. 또 2010년 앙골라에서 열린 아프리카축구연맹 총회의 개최 자금을 대기도 했다. 모하메드 빈 함맘(카타르) 전 FIFA 집행위원은 카리브해, 아프리카 축구계 고위 인사들에게 현금을 돌렸다. 일본은 FIFA 집행위원 등 고위 임원들과 그들의 부인들에게 카메라, 명품 가방 등의 고가품을 선물했다. 한국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지구촌 축구 발전을 위한 7억7700만 달러(약8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집행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게 문제로 지적됐다.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간주됐다.

잉글랜드는 FIFA 집행위원의 친지에게 영국 내 일자리를 구해주는 등 부적절한 청탁을 들어줬다. 카리브해 축구 임원들을 위해 3만5000파운드(약 6000만원)짜리 식사를 접대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FIFA 윤리위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적을 회피했다.

FIFA 윤리위는 회원국들의 비리 정황이 개최지 선정의 정직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며 제재 없이 조사를 종료했다. 하지만 주변의 비난이 거세진다면 사정은 달라지게 된다. 과연 FIFA가 주변의 비난을 의식해 판도라의 상자를 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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