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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상대하는 박경훈 감독 "샴페인은 홈에서 터뜨려야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1-06 07:25



"샴페인은 그냥 홈에서 터뜨리라고 하세요."

박경훈 제주 감독의 말이다. 전북 현대의 우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일 FC서울을 꺾고 승점 3점을 따낸 전북은 승점 71점(21승8무5패·골득실차 +34)으로 2위 수원(승점 61·17승10무7패·골득실차 +15)과의 승점차 10점을 유지했다. 전북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와의 35라운드에서 승리할 경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수원이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전북을 넘지 못한다.

전북의 우승 결정에 희생양이 될 수 있는 제주는 이번 경기가 난감하기만 하다. 8일 기자단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대거 제주를 찾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홈팀이 이들을 관리하기에, 전북이 우승을 확정지을 경우 제주 입장에서는 안방에서 남의 잔치상을 차려주는 격이 된다. 박 감독은 앞마당에서 전북의 우승 세리머니를 허락할 수 없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박 감독은 "전북이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우승할 자격이 있다"며 "그 다음주면 홈에서 경기를 하는데 굳이 제주에서 샴페인을 터뜨릴 필요가 있나. 우승 세리머니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전북은 15일 포항과 홈경기를 치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노리는 제주는 갈길이 바쁘다. 1일 포항전에서 1대1로 비기며 ACL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제주(승점 51)는 현재 3위 포항(승점 56)에 승점 5점 뒤진 4위를 달리고 있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1~3위팀과 FA컵 우승팀에 ACL 진출권이 주어진다. 1~3위팀 중 FA컵 우승팀이 나올 경우, 4위에도 기회가 생기지만 올시즌 FA컵 결승에는 5위 서울과 10위 성남이 진출했다. ACL 티켓을 위해서는 3위까지 올라가야 한다. 승점차를 줄일 수 있었던 포항전 무승부는 그래서 너무나 아쉽다. 박 감독은 "포항을 잡았으면 승점차를 2점으로 줄일 수 있었다. 선수들의 절박함이 눈에 보였다. 내용도 좋았기도 너무 아쉬운 결과다"고 했다.

일단 아직까지 가능성이 남아있는만큼 마지막까지 포기는 없다. 그 첫 단추가 전북전이다. 제주는 올시즌 홈에서 전북을 잡은 경험이 있다. 박 감독은 수비를 단단하게 한 뒤 빠른 역습을 통해 전북 사냥에 나설 생각이다. 박 감독은 "전북을 잡는다면 팀 전체의 사기가 올라갈 수 있다. 스플릿 후 홈에서 열리는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는 전략을 세운만큼 필승의 각오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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