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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기 출전 무산' 조성진 "아쉽지만 시원하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11-04 07:18


조성진이 서울 정조국과 볼경합을 펼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05/

올 시즌을 앞두고 조성진(수원)은 걱정이 많았다. 적응이 최대 관건이었다. 한국 축구는 5년만이었다. 2009년 2월 유성생명과학고 졸업 뒤 불러주는 곳이 없었다.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 5년간 J2-리그와 JFL(3부리그)에서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에서 제의가 왔다. K-리그는 처음이었다. 터프한데다 힘과 힘이 격돌한다. 조성진은 1m87의 장신이지만 체격은 호리호리한 편이다. 파워가 떨어진다. 때문에 시즌 시작 전 10경기 출전을 목표로 한 뒤 1경기씩 늘려나가겠다고 마음먹었다.

3월 제주와의 1라운드에 선발출전했다. 그로부터 7개월. 조성진은 쉼없이 달렸다. 처음에 목표로 했던 10경기는 4월 27일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돌파했다. 계속 경기장에 나섰다. 중앙수비수 중 한 자리는 조성진의 몫이었다. 빠르고 수비센스가 빛났다. 파워가 다소 부족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원의 포백 라인을 잘 조절해나갔다.

하나둘씩 경기 출전을 이어가다보니 어느새 대기록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연속경기 출전 기록이었다. 3월 9일 제주전부터 11월 1일 울산전까지 34경기 연속 출전했다. 연속출전 기록은 체력 부담이 적은 골키퍼들의 전유물이다. 최고 기록은 66경기 연속 출전을 자랑하는 인천 골키퍼 권정혁이 가지고 있다. 2위 역시 김용대(서울·65경기)의 몫이다. 상위 10명 가운데 4명이 골키퍼다. 반면 중앙수비수는 많지 않다. 상대 공격수들과 마주한다. 위기의 순간 경고와 실점을 맞바꾸는 것이 일상다반사다. 경고 누적 결장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김치곤(울산)이 2012년 9월 23일부터 2014년 5월 3일까지 62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 챌린지에서 뛰던 상주 시절의 기록이다. 상주는 2013년 챌린지 최강팀이었다. 35경기에서 승점 77점으로 우승하며 승강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챌린지에서는 상주의 수비를 위협할만한 선수들이 거의 없었다. 전역 후 클래식에 올라오자마자 2개월만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이 때문에 조성진의 연속 출전 기록은 더욱 빛났다. 올 시즌 전경기 출전한 선수는 골키퍼 김병지(전남)를 제외하고 조성진이 유일하다.

하지만 연속 출전 기록에 종지부를 찍었다. 울산전에서 경고를 받았다. 전반 26분 울산 양동현과의 경합 도중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올 시즌 3번째 경고였다. 9일 서울과의 스플릿라운드 그룹A 2라운드 홈경기에 결장하게됐다. 조성진은 시원섭섭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진짜 열심히 달려왔다. 울산전을 앞두고 시즌 전경기 출전에 욕심을 냈다. 경고를 조심하자고 생각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내 기록보다는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가 3대0으로 승리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한 경기를 쉬게 된 조성진은 "그동안 쉼없이 달렸다. 체력이 조금은 소진될 때가 됐다. 체력 회복의 기회로 삼겠다. 2위 수성과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직행 티켓 확보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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