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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는 스플릿시스템 작동을 코앞에 두고 가까스로 6위를 탈환했다. 지난달 20일 7위로 추락한 뒤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수차례 잡지 못하고, 스플릿 A 마지노선에 턱걸이하는데 29일이나 걸렸다. 스플릿 A 진출 가능성을 많이 올려놓긴 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6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울산은 승점(44)이 같은 7위 전남과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싸움을 펼쳐야 한다. 울산의 운명은 천당과 지옥의 문이 열리는 26일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에서 결정된다.
6위를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이 성남에 패했는데 전남이 인천을 제압할 경우 변명이 필요없어진다. 2012년 스플릿시스템 실시 이후 처음으로 아랫 물에서 놀게 된다. 결국 '승리'밖에 답이 없다는 얘기다.
이 시나리오가 제대로 연출되기 위해선 국가대표 풀백 이 용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이 용은 올시즌 울산이 공격을 푸는 시발점이었다. 울산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문전으로 킬패스를 찔러줄 자원이 부족하다보니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 시작점은 이 용이 담당하는 오른쪽 측면 수비였다. 테크니션인 이 용은 남다른 축구센스를 살려 미드필더와 빠른 연계 플레이로 상대 측면을 뚫어 공격에 가담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때로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 대포알같은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용은 19일 상주전을 기점으로 되살아난 모습이다. 왕성한 활동력과 빨라진 스피드의 변화에서 부활 신호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후반 23분 얻어낸 페널티킥 장면은 방전된 체력이 좋아졌다는 방증이었다. 다만, 주된 역할은 수비다. 자신의 뒷 공간으로 파고드는 상대 팀의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많다. 실점의 빌미도 많이 제공했다. 또 세트피스 상황에서 리바운드에 대한 집중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이 용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