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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2014년 하나은행 FA컵이 단 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두 팀이 운명의 4강전에서 다시 만난다. FA컵에서만 4번째 만남이다. 2000년 이후 두 팀이 FA컵에서 만난 적은 없다. 14년 만의 재대결이다. 전북은 성남을 꺾고 '더블(리그+FA컵 우승)'에 도전한다. 클래식 우승은 유력한 상황이다. 전북(승점 65)은 6경기가 남은 현재 2위 수원(승점 58)에 승점 7점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강등권에 있는 성남은 FA컵 우승으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동상이몽의 첫단추는 FA컵 4강전이다.
서울은 'FA컵-상주'와 악연이 있다. '클래식의 명문' 서울은 유독 FA컵과 인연이 없었다. 1998년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4강에 오른 것도 1999년 이후 15년만이다. 서울은 어느때보다 FA컵 우승이 간절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4강에서 탈락했고, 클래식 정상도 물건너갔다. 다음시즌 ACL 진출과 올시즌 무관의 치욕을 씻기 위해서는 반드시 FA컵 우승이 필요하다. 하지만 상주와의 악연이 걸린다. 서울은 올시즌 상주 원정에서 모두 패했다. 10일 전인 12일에도 0대1로 졌다. 고비때마다 상주의 벽에 막혔다. 상주가 FA컵보다 클래식 무대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했지만, 징크스는 서울을 찜찜하게 하고 있다.
FA컵은 단판 승부다. 전후반 90분에 희비가 갈리지 않으면 연장전을 치른다. 30분간의 연장전에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벌인다. 4강전 결과는 클래식 순위싸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올시즌 K-리그는 1~3위팀, FA컵에서는 우승팀에 ACL 티켓이 주어진다. 사실상 3위권 진입을 확정한 전북이 FA컵을 들어올릴 경우, 4위팀도 ACL 출전의 길이 열린다. '인연'과 '악연'으로 연결된 FA컵 4강전에 눈과 귀가 쏠린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