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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닥공' 아닌 '최소실점'에 주목한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10-14 07:18


전북과 울산의 2014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경기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울산 한재웅과 전북 최철순, 김남일이 볼을 다투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12/

전북 현대의 선두 질주가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도 이어졌다. '공수의 핵'인 이동국 김기희 등 주전 8명의 공백 속에 울산 현대와의 '현대家 더비'에서 1대0 승리를 거둔 전북(승점 62)은 2위 수원(승점 57)과의 격차 5점을 유지했다. 올시즌 남은 일정은 스플릿 리그 5경기를 포함해 총 7경기, 전북은 역대 세 번째 우승컵을 향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강희 전북 감독이 선두 질주의 원동력을 '수비'로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최 감독은 "나는 올시즌 단 한번도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말을 쓴 적이 없다. 올시즌에 전북은 오히려 수비가 강하다"고 말했다.

전북은 올시즌 클래식 12팀 중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31경기에서 20실점, 경기당 0.65실점에 불과하다. 물론 최다 득점팀도 전북이다. 50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득점이 1.61골이다.

그럼에도 최 감독은 최다 득점이 아닌 최소 실점에 주목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공격력에 대한 최 감독의 생각을 들어보자. "나는 우승을 하지 못해도 올시즌까지를 '준비 단계'로 보고 팀을 만들고 있다. 지방팀이 팀 색깔을 강력하게 내려면 공격적인게 중요하다. 선수 구성도 그렇게 해야 한다. 2011년에는 다양한 유형의 공격수가 많아 상대가 내려서도 공격쪽에서 해결을 해줬다. 지금도 많은 팀들이 수비지향적으로 경기를 하는데 (현재 선수 구성은) 2011년만큼 되지 않는다." 반면 수비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올해 실점이 적은 것은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잘하는 것도 있지만 공격부터 전진 프레싱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압박이 잘되니 상대에게 유효슈팅을 적게 허용하고 있다."

최근 6년간의 경기당 평균 득-실점을 따져봐도 올시즌 전북의 수비력이 눈에 띈다. 전북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 번도 0점대 실점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K-리그 우승을 차지한 2009년과 2011년에도 각각 1.18골, 1.07골을 허용했다. 올시즌 경기당 허용한 0.65골이 6년간 최저 실점이다. 반면 올시즌 기록한 1.61골은 6년의 평균 득점 기록 중 5위에 해당한다. 최하위는 지난해 기록한 1.60골이다.

최 감독이 자신한 전북의 수비력은 위기 순간에 더욱 빛을 내고 있다. 울산전에 주전 수비수 4명이 빠졌다. 포백 라인을 구성하는 중앙 수비수 김기희와 윌킨슨은 대표팀에 차출됐고, 정인환은 부상, 이주용은 징계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최 감독은 이 대신 잇몸으로 버텼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신형민과 최보경을 중앙 수비로 돌렸다. 김남일과 정 혁을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앞에 배치해 수비벽을 두텁게 해 무실점 승리를 낚았다.

전북의 수비력은 앞으로 더 강해질 일만 남았다. 32라운드부터 김기희와 윌킨슨이 대표팀에서 복귀하고 부상 중이던 정인환과 골키퍼 권순태, 징계를 받았던 이주용이 모두 돌아온다. 최 감독도 큰 기대를 품고 있다. "선수들이 모두 돌아오면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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