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북 턱밑 추격 수원, 그들을 강하게 3대 고난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10-14 07:17


2014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서정원 감독이 서울을 상대로 1대0 승리를 확정짓고 포효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05/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생존자 강자론이다.

K-리그 클래식 수원이 생존자 강자론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수원은 우승 후보군에 끼지도 못했다. 상위 스플릿 잔류 혹은 잘해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가능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관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수원은 시즌 초반 득세했던 비관론을 비웃으며 선두권을 질주하고 있다. 31경기에서 16승 9무 6패, 승점 57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전북과의 승점차는 5점이다.

수원이 강해진 원동력은 시즌 내내 끊이지 않았던 고난이었다. 시즌 전부터 고난이 시작됐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곽희주를 시작으로 이종민 이용래 조용태 박현범 백지훈 등이 나갔다. 선수들의 이적은 수비와 허리 쪽에 집중됐다. 이들을 대체할 자원은 마땅치 않았다. 모기업 삼성전자의 지원 축소로 선수 영입은 꿈도 꾸지 못했다. 일본 하부리그에서 뛰고 있던 중앙 수비수 조성진, 광주의 에이스지만 검증이 필요했던 김은선, 대전에서 퇴물 취급을 받고 있던 배기종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

해결사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외국인 선수 영입도 지지부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로저와 산토스, 헤이네르를 데려왔다. 아시아쿼터를 포함한 외국인 선수에 할당된 4장의 카드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수원이 외국인 선수를 다 채우지 못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었다. 그나마 산토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검증이 필요했다. 산토스마저도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였다. 불안요소는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이어졌다 초반 5경기에서 1승2무2패,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수원의 첫번째 고난이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고난을 이겨냈다. 새롭게 수비 라인의 핵심이 된 조성진은 곽희주의 공백을 100% 메웠다. 빠른 발과 넘치는 수비 센스로 수비에 힘을 보탰다. 김은선은 수원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많은 활동량으로 산토스, 김두현 등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었다. 박현범과 이용래의 입대 공백을 확실하게 대체했다.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서도 산토스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산토스는 28경기에서 12골-5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두번째 고난은 라이벌 서울이었다. 올 시즌 수원은 고비마다 서울을 만나 패배했다. 첫번째 맞대결은 4월 27일 10라운드 홈경기였다. 전까지 수원은 상승세였다. 5라운드 부산전을 기점으로 9라운드 울산전까지 5경기에서 3승2무였다. 하지만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0대1로 지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7월 12일 15라운드 서울원정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11~14라운드까지 4경기에서 2승2무를 기록했다. 10라운드 서울전 패배의 충격에서 회복되는 듯 했다. 하지만 서울전에서 다시 0대2로 완패하고 말았다. 라이벌전에서의 패배는 1패 이상의 충격이었다. 선수단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수원은 서울전 패배의 후유증을 잘 털어냈다. 특히 10월 5일 서울과의 30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 그 동안의 패배를 설욕했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2014 K리그 클래식 경기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선제골을 넣은 수원 로저가 팀이 2-0으로 승리하자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0/
부상도 수원을 위협하는 고난이었다. 특히 최전방 공격진이 문제였다. 원톱 시스템을 사용하는 수원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요원이 단 2명 밖에 없다. 로저와 정대세다. 9월에 위기가 찾아왔다. 8월 30일 경남과의 23라운드에서 정대세가 다쳤다. 10월 5일 서울과의 30라운드에 복귀할 때까지 6경기를 못 뛰었다. 로저만이 유일한 공격 자원이었다. 만에 하나 로저가 경고 누적 결장을 하거나 다친다면 공격수 하나없이 경기를 치러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로저가 해답을 제시했다. 그 전까지 단 2골밖에 넣지 못했던 로저는 경남전을 시작으로 서울전까지 7경기에서 5골을 몰아쳤다. 경고는 단 1장도 받지 않았다. 로저의 대폭발 덕분에 수원은 승점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다.

선수 영입 미비, 서울, 부상, 이 3가지 고난을 무사히 넘긴 수원은 이제 더욱 단단해졌다. 선두 전북과의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분위기는 좋다. 9월 말 전역 선수들이 합류했다. 특히 오른쪽 풀백 오범석의 합류는 큰 힘이다. 오범석의 수비 리딩 능력 덕분에 수원의 수비는 한 층 더 강해졌다. 하태균의 복귀로 공격력에도 힘이 실렸다. 여기에 그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오장은과 김두현도 팀훈련에 합류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전북과의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타이밍이 분명히 올 것이다. 스플릿에 들어가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전북을 추격하겠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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