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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여자 남북대결, 지소연이 살아나야 한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4-09-29 06:42


한국여자축구대표팀과 대만여자축구대표팀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8강전 경기가 26일 인천문학축구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지소연이 대만의 챈피앤과 치열한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9.26/

한국 여자축구가 29일 북한과 맞붙는다. 인천아시안게임 4강전이다.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90년 베이징 대회다. 한국은 북한과 첫 판에서 맞닥뜨렸지만 0대7로 대패했다. 2002년 부산에서 0대2, 2006년 도하에서는 1대4로 완패했다. 2010년 광저우에서는 4강전에서 충돌했다. 1대3으로 무릎을 꿇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북한은 2002년과 2006년 이미 정상을 경험했다. 한국의 최고 성적은 광저우 대회 동메달이다. 태극낭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8강까지 4전 전승(29득점-무실점), 북한은 3전 전승(11득점-무실점)을 기록했다. 4년 만의 리턴매치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연령 제한이 없다. A대표팀이 출전한다. 역대 전적에서 1승1무12패로 절대 열세다.

이번 대회에서도 객관적 전력에서는 열세다. 북한은 엄청난 체력과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앞세워 최강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전력차를 극복할 수 있는 카드는 '월드클래스'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의 활약이다.

지소연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에서도 특급 선수로 꼽히고 있다. 팀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탁월한 개인기술과 정확한 결정력, 빼어난 축구지능까지 모두 월드클래스급이다. 혼자 힘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다. 윤 감독은 지소연을 여자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한 '우승청부사'로 낙점했다. 지소연은 조별리그를 건너 뛰고 8강전부터 팀에 합류했다. 소속팀 문제로 4강전을 마치고 팀에 복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감독이 단 2경기만을 뛰는 지소연에게 엔트리 한자리를 내준 이유는 '막강' 북한을 넘기 위해서다.

첫 선을 보인 26일 대만과의 8강전(1대0)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윤 감독은 지소연에게 '프리롤'을 부여했다. 하지만 '지메시 효과'는 미비했다. 순간 순간 멋진 패스와 돌파로 그녀만의 클래스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22일 팀에 합류한 지소연은 아직 100%의 몸상태가 아니었다. 다행히 우려했던 동료들과의 호흡면에서 큰 불협화음은 없었다. 패싱 플레이에 능한 지소연은 중앙에서 적절한 볼배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표팀이 기대한 것은 그녀의 파괴력이었다. 후반 14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윤 감독은 경기 후 "걱정했던 부분이다. 피로에서 회복해 정상컨디션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안타깝다. 지소연은 최선을 다하려 했지만 상대의 적극적인 수비에 힘든 경기를 했다. 피로 회복이 북한전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부진했던 지소연은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우리가 목표로 삼은게 북한전이었다. 이번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며 "북한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지소연이 북한전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또 있다. 2006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지소연은 북한과 4번 만나 한 번도 못 이겼다. 더 자존심 상하는 것은 북한을 상대로 한골도 넣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지소연은 A매치 62경기에서 30골을 넣었다. 2경기 당 1골씩 터뜨렸다. 아시아의 강호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도 각각 4골, 2골을 기록했지만 유독 북한전에 약했다.


한국의 결승행, 지소연의 발끝에 달려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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