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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처럼? 판 할, 선수들에게 라커룸 호통 '살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4-09-23 15:53


판 할. ⓒAFPBBNews = News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레스터 시티에게 역전 참패를 당한 뒤 선수들에게 크게 화를 냈던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ITV의 유명 기자 이몬 홈스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레스터시티와의) 경기 후 탈의실은 폭발하는 것 같았다. 흥분한 판 할의 목소리가 탈의실 밖으로도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라고 당시 살벌했던 맨유의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이날 판 할의 분노를 확인한 증인은 홈스 뿐이 아니었다며 홈스의 발언을 확인했다.

맨유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3-1로 앞서다가 약 20여분 사이 4골을 허용한 어이없는 역전패였다.

맨유는 이날 패배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까지 승점 5점에 그치는 굴욕을 당했다. 맨유로선 EPL 출범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기다려봐라. 곧 안정될 것이다. 앞으로 잘하면 된다"를 되뇌이던 판 할도 더이상은 참지 못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언론들은 판 할과 전임 감독 데이비드 모예스를 비교하며 비판과 비웃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판 할은 2500억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받았지만, 마루앙 펠라이니 1명을 지원받는데 그친 모예스보다도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판 할은 이날만큼은 모예스가 아닌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의 비교를 원했을 것이다. 감독 시절 퍼거슨의 별명은 '헤어드라이어'였다. 하프타임에 라커룸으로 돌아온 선수의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로 면전에 화를 뿜어낸다고 하여 붙은 별명이다.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등 당대 맨유를 주름잡은 스타들도 퍼거슨 앞에서는 얌전한 양이 됐다. 베컴이 잠시 맞섰다가 잘생긴 얼굴에 축구화를 얻어맞은 일화도 유명하다. 판 할도 퍼거슨 못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기 시작한 셈.

판 할은 퍼거슨과는 스타일이 조금 다른 편이다. 퍼거슨이었다면 레스터시티의 2번째 골로 연결된 페널티킥 선언 순간 결코 판 할처럼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판할은 현재 어떤 말을 해도 변명처럼 받아들여져 놀림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판 할은 "나로선 중립을 취할 뿐"이라며 한발 물러선 뒤, 자신의 선수들을 강하게 다그치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레스터시티 전 패배로 인해 맨유 선수단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후안 마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말 견디기 힘든 경기였다. 상상해본 적도 없다"라며 "팬들에게 미안하다. 우리 실수를 분석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웨인 루니도 "우리가 볼 관리를 조금만 더 잘했다면 이기는 경기였다. 우리 스스로에게 무척 실망스럽다"라며 우회적인 미안함을 표시했다.

판 할의 이번 여름 선수영입은 사실상 중복 투자가 심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마츠 훔멜스, 토마스 베르마엘렌 등 기존에 노렸던 센터백들의 영입에는 줄줄이 실패했고, 달레이 블린트-마르코스 로호-루크 쇼 등 젊은 유망주들을 모으는데 그쳤다. 그 대신 라다멜 팔카오, 앙헬 디 마리아 등을 영입해 공격에 힘을 실었지만,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판 할의 분노가 선수들을 일으켜세울수 있을까.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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