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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윤일록 비상, 이광종호의 대안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9-17 22:23



평범한 경합 상황처럼 보였다.

하지만 쉽게 일어서질 못했다. 두 손을 그라운드에 짚고 오른쪽 무릎을 편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간 의무팀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동안 상태를 점검하더니 벤치의 이광종 감독을 향해 고개를 흔들며 'X' 표시를 했다.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교체사인이었다.

이광종호에 돌발악재가 발생했다. 윤일록(22·서울)이 부상했다. 윤일록은 17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본선 조별리그 A조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가 전반 25분 쓰러져 그대로 교체아웃됐다. 진단 결과 윤일록은 오른쪽 무릎 내측인대를 다친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대(23·포항)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 2승을 기록하며 조1위가 거의 확정적이지만 웃을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공격은 일부, 측면 전체가 흔들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윤일록의 부상 부위를 확실히 점검하기 위해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릎내측인대는 다리뼈 연결부위 바깥에 자리잡은 근육이다. 타박상이나 파열 등 부상 정도에 따라 최소 2주, 최대 6주 간의 재활이 필요하다. 한국은 2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라오스와 A조 최종전을 치른다. 25일부터 시작되는 16강 토너먼트는 3~4일 간격으로 치러진다. 부상 정도에 따라 윤일록을 활용하지 못하는 최악의 수까지 감안해야 하는 셈이다.

윤일록은 김승대(23·포항)와 함께 2선 공격의 핵 역할을 했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공간침투 및 한박자 빠른 패스와 슈팅으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FC서울의 후반기 폭풍질주 선봉장 다웠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잡은 김승대와는 뛰어난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안용우(22), 김영욱(23·이상 전남)과의 스위칭플레이로 상대 수비라인을 교란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의 합류불발 그림자를 완벽히 털어냈다.

윤일록의 존재감은 부상 교체 이후 여실히 드러났다. 이 감독은 윤일록이 빠진 뒤 이종호(22·전남)를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용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승대와의 협력플레이가 간간이 눈에 띄었으나, 위력은 크게 반감됐다. 수비까지 흔들렸다. 왼쪽 풀백 김진수가 커버해야 할 공간이 늘어나자 상대 공격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포지션 지배 능력이 전체적인 경기 흐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최악의 경우, 대체자는?


아시안게임 출전명단은 20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11명의 선발 라인업에 1명의 골키퍼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백업 자원은 8명 뿐이다. 최악의 경우 윤일록을 대신해 왼쪽 측면 공격을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은 문상윤(23·인천)이 사실상 유일하다. 김승대는 포항에서 섀도스트라이커로 뛰었다. 이종호와 김영욱, 안용우는 각각 중앙과 오른쪽 공격수로 활동폭이 제한적이다. 이 감독 입장에선 달리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이럴 경우 김신욱(26·울산)을 앞세운 포스트플레이 강화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조별리그 2경기를 통해 드러난 김신욱의 위력은 상대 수비진을 압도했다. 김신욱을 앞세워 2선 공격수들의 빠른 스피드를 적극 활용하는 침투공격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방안도 고민을 해볼 만하다. 김신욱도 이날 경기에서 오른쪽 종아리 타박상으로 전반전에 교체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전력 면에서 한 수 아래인 라오스를 상대로 공격라인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은 매번 변수와의 싸움이다. 28년 만의 금사냥에 도전하는 이광종호에 윤일록 부상 변수는 첫 번째 승부처다.


안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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