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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진정한 와일드카드 파워, 사우디전서 필요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9-17 06:42


인천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예선전 한국과 말레이지아의 경기가 14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김신욱이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4/

이광종호의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파워가 필요한 때다.

17일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2차전은 사실상 조 1위를 결정지을 분수령이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다양한 국제대회를 되돌아봐도 베테랑들의 풍부한 경험이 승리의 열쇠가 됐다. '와일드카드 삼총사' 김신욱(26) 김승규(24·이상 울산) 박주호(27·마인츠)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돼야 한다.

'고공 폭격기' 김신욱은 도우미가 돼야 한다. 그는 14일 말레이시아전을 승리로 이끈 뒤 "한 골만 넣고 동료들을 돕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미 그의 중심에는 '희생'이 자리잡고 있다. 김신욱은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다. 어차피 2~3명의 상대 수비수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한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을 수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탈아시아급 헤딩력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상대 수비수를 미드필드쪽으로 끌고 나와 뒷 공간을 열어준 뒤 헤딩 패스로 득점을 돕는 밑그림을 그려줘야 한다. 또 다른 임무는 역시 '골'이다. 득점 찬스가 나면, 높은 결정력도 보여줘야 한다. 좌우 윙어 윤일록(서울)과 안용우(전남)의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빈도수를 높여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도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원이다. 박주호는 말레이시아전에서 제 역할을 소화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을 이끌었고, 수비시 상대 스트라이커를 물샐 틈 없는 수비로 막아냈다. 무엇보다 상대의 허를 찌를 킬패스는 공격에 파괴력을 높일 수 있는 무기였다. 사우디전에선 '박주호표 그림자 수비'가 되살아나야 한다. 프리롤을 부여받을 사우디의 공격수 알감디를 밀착마크해야 한다. 라오스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알감디는 좌우 패스 공급원 뿐만 아니라 2선 침투에 의한 마무리까지 수행하는 등 공격의 축 역할을 했다. 돌파력도 좋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박주호의 영리한 수비가 요구된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UAE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한국 골키퍼 김승규가 실점을 한 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안산=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0/
수문장 김승규에게 바라는 점은 안정감이다. 말레이시아전에선 이광종호의 일방적인 공세로 공을 만질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사우디는 다르다. 한국 선수들만큼 체격조건이 좋다. 특히 특유의 탄력과 유연성을 갖춰 예측할 수 없는 지역에서도 타이밍을 빼앗는 슈팅을 날릴 수 있다. 90분간 강한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와일드카드 삼총사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젊은 피들의 마인드컨트롤이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나,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리틀 태극전사들의 흔들릴 심리를 잡아줘야 한다. 또 혈투가 예상되는 만큼 거친 플레이도 자주 연출될 듯하다. 자칫 흥분해 경기력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는 노하우를 알려줘야 한다.

와일드카드의 진정한 평가는 사우디전에서 이뤄질 듯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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