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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김학범 감독의 성남 잔류 처방법 '격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9-17 06:42



2년 전이었다.

2012년 7월 5일, 김학범 감독(54)은 강원FC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당시 강원은 K-리그에 처음으로 도입된 승강제의 희생양이 될 후보 중 한 팀이었다. 김 감독의 미션은 '클래식 잔류'였다. 새 사령탑 효과는 한 달여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대표이사 사퇴에 선수단 임금 체불 사태까지 겹치는 등 외풍에 휘말렸다. 사기가 떨어진 팀은 8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바닥을 기었다. 16개팀 중 14~16위를 오르내렸다. 그러나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온몸을 받쳐 강등을 막겠다"던 김 감독의 의지는 기적으로 이어졌다. 후반기 보이콧으로 0대2 자동 몰수패를 당한 상주전 승리를 포함해 성남과 인천을 잇따라 꺾고 극적으로 14위를 유지, 잔류에 성공했다.

'잔류하는 법'을 알고 있는 김 감독이 5일 새 지휘봉을 잡았다. 올시즌 한 명의 감독과 두 명의 감독대행이 각각 사퇴와 경질된 '난파선' 성남FC였다. 또 다시 구출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하는 처지다. 성남은 스플릿시스템 가동을 7경기 앞두고 5승8무13패(승점 23)를 기록, 10위에 처져있다. 11위 부산(승점 21), 최하위 경남(승점 20)과 승점차가 크지 않아 언제든지 꼴찌로 추락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일단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장 선수들의 체력과 기량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늦은 타이밍에 팀을 맡은 부분을 변명으로 삼지 않겠다"며 "지금은 체력과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하다. 결국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하위권에 있으면 선수들의 심리는 불안해진다. 나는 흔들리는 선수들의 심리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 시점에서 변화를 주면 오히려 독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신감있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정신 자세와 격려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자주 미팅을 통해 역할과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

승리를 위해선 골이 필요하다. 올시즌 성남이 고전한 것도 골결정력 부재때문이었다. 수비수들은 100% 이상의 몫을 해주고 있다. 팀 실점 부문에선 12개팀 중 공동 6위에 랭크돼 있다. 그러나 팀 득점 부문에선 18골로 꼴찌다. 경기당 채 1골을 넣지 못했다. 올시즌 깊은 슬럼프에 빠진 스트라이커 김동섭의 부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시즌 14골을 터뜨렸던 김동섭은 정규리그에서 27경기째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0골-0도움이다. 김 감독은 김동섭의 미스테리를 풀 열쇠로 득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꼽았다. "채찍보다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수동적인 주문보다 능동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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